‘비명계의 난’ 술렁이는 민주당…친명계 “이렇게까지?”
‘비명계의 난’ 술렁이는 민주당…친명계 “이렇게까지?”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3.02.2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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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반대표’ 138명 여전히 압도적…李 체제 유지 전망
李 지지자 모임 ‘개딸’들은 ‘수박’ 색출 나서…의원들 해명 급급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서 약 30표 내외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친이재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단일대오를 강조한 친이재명계의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이유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다. 재석의원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후 국회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후 국회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당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에 이 대표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친이재명계로 알려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까지 그렇게 기권, 무효표가 많이 나온 적이 없었다”면서 “어떤 식의 분명한 의사표명인 것 같기는 한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건지는 단서가 없다”고 했다.

이탈표에 강한 비판을 가하는 의원도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표결 이후 자신의 SNS에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그들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28일 오전 SNS에 “분노할 때 분노하고 다시 일어설 때 함께 일어서자.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른다”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더 잘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체포동의안 반대표’ 138표 여전히 많아

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표 결과에 대해 “당내에는 사실 그런 분위기가 아마, 부결표를 던진 의원 중에서도 지금 당이 방탄국회 또는 이재명 대표가 내걸었던 불체포특권 폐기 공약, 이걸 뒤엎는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고민스럽고 불편해하는 의원이 많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를 불편해하는 의원이 “나타난 표보다는 찬성표하고 기권, 무효표를 합친 것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기권표와 무효표를 체포동의안 찬성표로 봐야 한다고도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목되는 게 이 대표의 ‘부결 후 사퇴’론이다. 체포동의안은 부결하지만,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친낙(이낙연)계로 꼽힌 설훈 의원이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돌연 “모두가 이견없이 확실히 부결시키자”고 하면서 대두된 주장이다.

다만 이번 개표 결과가 이 대표의 사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질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전체 의원의 20% 내외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의원들도 “더 잘 치밀하게 준비하겠다”(정청래 최고위원)고 하는 등 재정비에 가닥을 싣고 있다.

분개한 ‘개딸’들…친명 색출 나선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은 수박 색출에 나섰다. ‘수박’이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타 의원들이 겉은 민주당이지만 속은 다르다는 의미로 쓰는 은어다.

표결 이후 트위터, 이 대표 팬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강성 지지자들의 ‘색출 작업’에 나섰다. 의원들의 연락처에 직접 연락을 해 “반대표를 던졌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무기명투표로 진행된 만큼 누가 어떤 표를 던졌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수박 리스트’가 돌고 있다. 실제 이탈표를 던졌는지는 모르나,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의 이름을 지역별로 나눈 자료다. 주로 이 대표를 비판한 비명계 의원들이 그 대상이다. 이상민 의원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더라”며 살벌한 문자메시지들이 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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