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우’? 애매한 글자에 1시간 넘게 개표 미뤄져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본회의에서 1시간 이상 개표가 지연되면서 논란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부결이 됐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해 “어디에도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범죄 혐의는 없다. 오직 성남시장 이재명의 지역토착비리 범죄혐의만 있을 뿐”이라며 체포안 가결을 주장했다.
그는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들어 체포안 동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법률에 정한 구속사유인 도망의 염려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는 곧 중형 선고의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유명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칠 염려가 없다는 주장대로라면, 이 나라에서 사회적 유력자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아야 하고 전직 대통령,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것인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신상발언에서 “뚜렷한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의원 여러분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표결은 개표가 한 시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개표 중 써진 글자가 ‘부’인지 ‘우’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표가 두 개나 나왔기 때문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 2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개표를 진행해서 2표 때문에 가부 문제를 가릴 수 있다면 표결을 중단하고 다른 합법적 방법을 통해 부표냐 무효표냐를 가리는 결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장의 제안에 민주당 측에서 반발하면서 소란이 있었다. 논쟁은 1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4시 40분께에야 결과가 나왔다.
李 최종적으로 부결…이탈표는 어쩌나
논란 끝에 나온 결과는 재석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 부결이다.
부결은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만큼 예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반대 표가 민주당 의원 수에 못 미치게 나와 ‘이탈표’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민주당 의원은 169명이 전원 본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반대표는 138표에 그치면서 30표 안팎이 이탈한 셈이 된다.
국회의원 297명이 참석하면서 체포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표는 149표였다. 민주당 표 중 상당수가 찬성 또는 무효, 기권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민주당은 ‘단일대오’ 내지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으나 이탈표가 큰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한 차례 더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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