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위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최근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 희생자를 모두 실명으로 기억하겠다고 해 진통이 예상된다.
이학영·안민석·민병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 21명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21인이 주권자 시민, 그리고 유가족과 함께 진정한 추모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3무(無) 정부로 규정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무정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참사 이후 윤석열 정부는 사건 축소와 책임 회피에만 몰두한다. 그중에서도 분노의 분산과 애도의 억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했다.
‘분노의 분산’과 ‘애도의 억압’이란 애도기간을 설정하고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위패도 영정도 없는 추모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패와 영정이 없는 추모는 세월호 참사 등 종전 참사 추모와는 다른 모양새다.
친민주당 성향 언론서 ‘희생자 명단’ 공개…논란 예상
이들은 ‘진정한 추모’를 위한 행동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10.29 참사 희생자 온라인 기억관 개설 ▲국정조사·청문회·특검 착수 ▲진상규명을 거부할 시 대통령 퇴진 등 강한 주장을 내세웠다.
특히 논란이 예상되는 건 희생자 온라인 기억관의 개설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시민과 유가족 누구나 드나들며 희생자분들을 진심으로 추모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희생자 정보는 각 유가족 뜻에 따라 공개할 것이다. 아울러 참사의 진실도 낱낱이 기록하고 저장하겠다”고 했다.
유족 명단 공개는 이태원 참사 이후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 중 하나다. 최근 친민주당 성향 언론 ‘민들레’에서 참사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정치권에서 비난이 빗발쳤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패륜적 행위”라고 했으며,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언제부터 대한민국 정치가 잔인하다 못해 무도해졌냐”고 성토했다. 이정희 정의당 대표도 “참담하다”고 했으며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죽음의 정치”라고까지 했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론 유가족 동의가 있고 난 뒤에 공개하는 게 백 번 옳은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족의 동의를 왜 받지 않았는지 안타깝고, 유족들은 아마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해당 의원 21일은 국정조사 등의 잏행을 위해 농성을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본청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려 한다. 저희들의 농성으로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을 경우, 더한 강경투쟁으로 수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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