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지호 기자] 국회미래연구원 이채정 삶의질그룹 부연구위원은 ‘사회정책분야 정부 중장기계획 구조 분석’을 국가미래전략 인사이트 113호에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정부 중장기계획이 증가함에 따라 계획 간의 연계성과 정합성 부족 등의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가운데, 사회정책분야 중장기계획의 구조와 연계성을 분석하여 제도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여 정책 수행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했다.
연구는 여성, 장애인, 노약자, 아동 등 주요 사회복지 대상에 관한 모든 계획은 포함하고 특정 보건분야 계획과 외국인 일반 정책, 장관이 수립하지 않는 시행계획이나 개별 사업자 계획은 제외하여 총 68개의 사회정책분야 중장기계획을 분석대상으로 중장기계획의 구조 분석을 수행했다.
구체적으로 연결중심성, 매개중심성, 근접중심성, 고유벡터 중심성의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과 네트워크 내 노드 간 강하게 연결된 집단을 식별하는 커뮤니티 탐지 분석을 적용하여 구조 분석이 진행됐다.
사회정책분야 정부 중장기계획의 네트워크 구조와 위계구조를 도출한 결과, 현재 사회정책분야의 중장기계획은 네트워크의 응집성이 낮고 파편화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방향성 그래프를 활용하여 네트워크 중심성을 분석한 결과, 연결중심성이 높은 상위 계획은 고용정책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주거종합계획, 고독사예방기본계획, 장애인정책종합계획으로 파악되었으며, 매개중심성이 높은 계획은 고용정책기본계획, 고독사예방기본계획, 국민취업지원기본계획, 건강가정기본계획, 사회보장기본계획 순, PageRank 알고리즘으로 살펴본 계획의 중심성은 고용정책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주거종합계획, 사회보장기본계획, 건강가정기본계획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중심성은 연결중심성 0.3(표준화), 매개중심성 0.18, PageRank 값 0.37로 산출되어 모든 측정 방식에서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Louvain 알고리즘을 활용한 커뮤니티 탐지 결과, 사회정책분야 중장기계획은 30개의 커뮤니티로 분류되어 파편적인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사회정책의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회정책분야 중장기계획 네트워크의 파편성에서 기인한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저출산고령기본계획은 효행장려기본계획, 노후준비지원기본계획, 아이돌봄지원기본계획, 한부모가족정책기본계획, 가족친화사회환경조성기본계획과 같은 커뮤니티에 포함되어 다른 사회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노인, 아동 등 보건복지부의 인구실 단위에서 수립한 기본계획인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보고서는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과 커뮤니티 탐지 분석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 사회정책분야 정부 중장기계획 구조 개선 방안
불필요한 중장기계획의 신설을 막고, 연관된 종합계획의 수립 주기를 일치시키거나 하위 계획을 명확히 구분하는 방안 등을 통해 중복·유사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 중장기계획 간 조정을 위해 여러 부처의 중장기계획을 통합하고 조정하여 일관성 확보의 역할을 하도록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과 중장기계획이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면서, 현실적인 문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 정부 중장기계획 증가에 대한 원인 검토
공공선택론 관점에서 관료는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존재이기 때문에 예산 확대를 통해 호용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정치인은 중장기계획을 통한 조직, 예산 신설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정치적 책임의 분산으로 중강기계획 법제화가 우월 전략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관료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 필연적으로 중장기계획이 증가하며, 중복된 계획이나 조정 문제가 부처에 전가되어 비효율이 발생한다.
정책 수립에 대한 압력이 해소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정책확장 개념을 적용하여 정책의 채택을 내외부의 정치적 압력에 대한 능력과 의지를 가진 관할 부처의 대응이라고 전제하면,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여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는 일회적인 정책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발전 국가의 경험을 통해 정부 주도의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지속적인 중장기계획의 수립은 정책확장의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중장기계획의 수립은 법제 의사결정 과정의 산물이므로 국회에서의 상례화된 의사결정을 통해 중장기계획 수립이라는 루틴이 작동하는데, 조직루틴은 주의가 집중되지 않을 때 자동적 의사결정이 나타나며 그에 따라 무비판적 답습이 이루어진 결과로 중장기계획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 국회의 기존 중장기계획 관련 법률 재검토
국회는 기존에 수립된 중장기계획 간 관계와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들을 재검토해야 하며 관련 법률 간의 체계성을 높이고 다양한 중장기계획의 구조를 우선순위에 맞추어 재정립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국회의 개원 초기에 이전 국회에서 제정된 중장기계획 수립 조항을 포함한 법률들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관련 법률들의 제·개정 사항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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