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건강기능식품 소비량 증가와 함께 섭취에 따른 이상반응 사례도 늘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처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흡곤란 등 이상반응이 나와도 식품 섭취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능력이 식약처에게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건강 기능식품 이상사례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보고된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사례 건수는 3628건이다.
이중 중대 이상사례로 분류된 것은 32건이지만, 식약처가 생산업체에 내린 조치는 ‘지속적 모니터링’과 ‘홈페이지에 정보 공개’뿐이었다.
현재 신고된 국내 건강기능식품은 3만2370종이다. 식약처 추산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 실적은 지난 2019년 1조9464억원에서 2020년 2조2642억원으로 16.3% 늘었다. 이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는 만큼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미애 의원 측은 건강기능식품이 늘어난 반면 규제 당국의 품질관리나 이상반응 감시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년 반동안 212개 제조업체에서 3628건의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가 있었으며, 이중 100건 이상 신고된 회사는 8곳이다.
김 의원은 “아무리 건기식의 섭취로 발생한 이상사례가 개인별 특성이나 체질에 기인한다 하더라도, 반복적인 부작용 발생에 대한 사각지대가 있다”며 “이미 지난 5월, 감사원 감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이상사례로 신고된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 속의 기능성 원료에 대해서도 정보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이상사례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이상사례 신고 후 처리도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신고 이후 처리 절차에 따르면 식약처는 일반 이상사례와 중대 이상사례로 구분해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건강기능식품 간 인과성 여부를 검토한다.
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인과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없는 것으로 판단돼 지속적인 모니터링 실시(레벨1)부터 인과관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레벨5)까지의 5단계로 구분된다.
식약처는 지난 2년 반 동안 중대 이상사례 총 32건을 심의했는데, ‘레벨4’ 1건, ‘레벨3’ 18건, ‘레벨2’ 6건, ‘레벨1’ 7건 등이다. 레벨 5는 0건이다.
심의에 올라간 사례는 건강기능 식품 섭취 뒤 ▲구토나 메스꺼움 등으로 입원치료 ▲유방통증이나 부정자궁출혈 등으로 자궁경수술 치료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응급실 치료 등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인과관계가 높은 수준인 레벨4와 레벨3 업체들에게 단순히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섭취 주의를 알리는 ‘홈페이지 공개’가 조치사항의 전부”라며, “현재처럼 아무런 구속력도 갖지 못하고, 중대 이상사례의 과학적·의학적 인과관계도 명확하게 확인 못하며 책임회피를 하는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는 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국민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수많은 건강기능식품은 일반 식품에 버금갈 만큼의 원료 분석과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식약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은 이상사례와 건강기능식품 간의 통계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된 정보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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