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리뉴스=서지연 기자] 지난 월요일(26일) 선배로부터 아이템 하나를 받았습니다. 금연구역 확장 속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흡연부스’. 아이템선정도 어려운 인턴기자에겐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건대입구역, 강변역, 강남 센트럴시티터미널... 흡연부스가 설치된 곳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중 광진구에 있는 건대입구역과 강변역을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건대입구역 흡연부스. 사전 조사를 통해 그려봤던 모습보단 작았습니다. 흡연자들의 의심 섞인 시선을 받으며 부스 외부사진을 찍고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는 순간 깨달은 사실. 나는 담배냄새에 질색하는 비흡연자 였던 것. 내부를 둘러보는 5분 남짓한 시간이 힘겨웠습니다. 환풍기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고 쓰레기통과 바닥은 관리되지 않아 엉망이었습니다. 부스가 있어도 부스 밖에서 피는 흡연자들이 약간은 이해가 됐습니다. 제가 만약 애연가였어도 이곳에 들어왔을까요?
담배냄새를 풍기며 다시 지하철에 탔습니다. 두 번째 도착한 곳은 강변역 동서울터미널. 역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니 흡연부스가 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호등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강변역 흡연부스. 그런데 이곳은 건대입구역 흡연부스와 사뭇 달랐습니다. 흡연자들이 부스가 비어있어도 거리에서 흡연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들이 당당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부스 옆 위치한 포장마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장 이야기를 듣기위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묵 하나를 집어 들고.
“아저씨 사람들이 흡연부스가 있어도 밖에서 담배를 피네요?”
“어~”
안타깝게도 저에겐 관심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어묵을 한입 베어 물고 다시 용기를 냈습니다. “아저씨 저기 흡연부스요~어때요? 담배연기 엄청나겠다! 저 비닐은 일부러 막아 놓으신 거에요?” 제 간절한 눈빛이 통한 걸까요. 아저씨는 그제야 입을 떼셨습니다.
“(비닐을 가리키며)이거 열어 놓으면 담뱃재가 들어와서 못써. 사람들이 말이야, 왜 담배피고 침을 뱉어놓는지 모르겠어. 평소엔 단속원들이 담배꽁초 버리고 침 뱉는 사람들 단속하러 오는데, 오늘은 안왔어”
현장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으로 광진구 청소 과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는 답변. 민간업체와의 이해타산 문제, 넘쳐나는 흡연자들, 위치선정의 어려움. 이래저래 광진구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 했습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흡연부스 타이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이지만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만큼 앞으로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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