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30도 안팎의 폭염과 높은 습도로 땀이 줄줄 흐른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열망이 표출됐다.
참여연대 등 284개 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이하 시민사회 시국회의)’ 측이 이날 오후 7시 10분경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제6차 범국민촛불대회에는 5만여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만6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앞서 이날 국민보고대회를 가진 민주당 소속 의원(115명)도 시민사회 시국회의 측이 주최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대거 참여, 촛불의 위력이 한층 빛났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공연을 시작으로 돛을 올린 이날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축제의 한마당을 방불케 했다. 품바 공연을 시작으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걸어서 하늘까지’ 노래 등 비폭력 촛불집회의 틀을 유지한 채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제6차 범국민촛불대회의 막이 올랐다.
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카드’를 시작으로, ‘사초 증발 질타→여야 5자 회담 제안’ 등을 잇달아 던지면서 사실상 대국민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에 선을 긋자 이날 범국민촛불집회 일부 참가자들은 ‘박근혜 하야’, ‘부정 대선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朴대통령, 대선 승리위해 국정원-경찰 조직적 불법 동원”
시민사회 시국회의 측이 주최한 제6차 범국민촛불대회에 참가한 야당 정치인들도 ‘국민 협박’, ‘불법 선거’, ‘원·판·김·세(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나와라’ 등의 발언을 써가며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웠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대신해 연단에 오른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잇따른 촛불집회 압박을 겨낭한 듯 “선거결과를 바꾸자는 게 아니니까 쫄지 마시라”고 말하면서 ▲원·판·김·세의 국정원 증인채택 ▲국정원 개혁 ▲남재준 원장의 책임 촉구 ▲박 대통령 사과 등을 언급했다. 그러자 일부 시민들은 민주당을 향해 “내려와”를 외치면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18대 대선을 ‘3.15 부정선거’로 규정짓고 “(국정원 사태의) 핵심은 박근혜 캠프가 (18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국정원과 경찰을 조직적으로 불법 동원한 것”이라고,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향해 “석고대죄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민주당이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2차 국민보고대회’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 중 115명이 참여했다.
김 대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분들의 피와 희생으로 쟁취했던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몇 달 동안에 무너져 내렸다”고 포문을 연 뒤 “국가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이 대선개입 사건을 덮으려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으로 공개하며 정치에 (각각) 개입했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국이 이 지경에까지 오도록 침묵해온 박 대통령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생을 고리로 압박하는 새누리당을 향해 “민주당은 국회를 팽개치지 않았다. 국회에서도 계속해서 열심히 일할 것이고, 광장에서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민주당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민주주의를 모욕하고 민심과 야당 무서운 줄 모르는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강경파가 (우리를) 광장으로 내몬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역사가 거꾸로 가고, 대한민국이 이대로 주저앉는 걸 김한길이는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한편 같은 시간 서울광장 맞은편에선 보수시민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고 ‘종북세력 척결’ 등의 구호를 외쳐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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