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로 국민의힘 내흉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주자들에게 15일 당부사항을 전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친윤’·‘반윤’이란 말을 쓰지 않을 것 ▲현역 의원들의 당 대표 후보 캠프 참여 금지 ▲전당대회를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 기회로 쓰지 않을 것의 3가지를 요청했다.
유승민·나경원 겨냥했나
첫째로 언급한 계파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친윤석열계’, ‘반윤석열계’라는 계파가 있을 수 있냐”며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뛴 우리 국회의원 당협 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부위원장이 최근 당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두 주자는 모두 ‘진박감별사’라는 말을 꺼내들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광역시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2016년에 진박 감별사들이 완장을 차고 설치면서 저 유승민 하나 죽이겠다고 공천 파동을 쳐서 170석, 180석 얻는다는 예상을 무참히 깨고 120석을 얻어서, 그때 기호 2번으로 보수정당이 내려앉았다”고 주장했다.
나 부위원장은 15일 자신의 SNS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했다.
‘진박감별사’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당내 친박계(친박근혜계)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한 것으로, 총선을 앞두고 벌인 충성경쟁에서 시작돼 생긴 단어다. 이때 공천파동이 일어나는 등 당내 내흉이 심각했고, 이는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당내에서 중 비윤으로 꼽히는 후보들의 출마가 예상되며, 전당대회가 가까워진 만큼 대립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경고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원조 윤핵관’이라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나 부위원장에게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나 부위원장이) 내년에 당선되면 5선 여성의원이라 국회의장 등 운신의 폭이 컸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대통령 공격하고 당 흠집내는 기회로 전당대회 사용 시 제재’
아울러 정 부위원장은 “어떤 정치인은 자신이 당 대표에 당선되면 ‘내 반대 편에 선 사람들은 모두 다음 총선 때 낙선시키겠다’고 호언했다”며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유 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 유 전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서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에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특히 세 번째 당부에서 정 부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마시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했다.
당내 인사들과 친윤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하다”고 우려했으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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