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신승헌 기자] “연좌제... 아버지가 채워 준 사슬을 완전히 끊어버릴 수만 있다면, 너 자신만의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면... 이 칼, 나라를 위해 다시 한 번 잡을 수 있나?”

국내 최초 천만관객 영화 ‘실미도’에서 ‘684부대’ 창설을 준비 중인 최재현 준위(안성기 분)가 조폭 강인찬(설경구 분)에게 건넨 말이다. 1968년 창설된 ‘북파부대 684’에 관한 영화 ‘실미도(2003년, 강우석 감독)’는 관객들로 하여금 ‘연좌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영화로 기억된다.

'연좌제(緣坐制)'란 범죄인과 어떤 관계가 있는 자까지 함께 형사책임을 지거나 그 밖에 불이익한 처우를 감당하게 하는 제도로, 조선시대에 반역죄를 범한 자의 친족·외족·처족 등이 함께 처벌 받던 것 등이 그 예로 알려져 있다.

그런 연좌제가 1981년 오늘(3월 25일)부터 폐지됐다.

당시 내무부(현 행정자치부)는 이날부터 새 헌법 규정에 따라 8‧15직후의 혼란과 6‧25 등 특수 정치상황 아래 발생한 ‘신원특이자’들에 대한 기록을 일제히 정리했으며, ‘정리‧말소해야할 전과자’의 기록도 모두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그 대상은 약 67만 명에 달했다.

1980년 개정된 대한민국 제8차 헌법 제13조 3항이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신설, 연좌제를 금지함으로써 그 동안 연좌제로 인해 차별받아왔던 많은 국민들에게 구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정부가 월북자나 반국가사건관련 당사자의 일부 중요기록만 선별 정리하고, 당사자 이외의 기록은 완전히 삭제함에 따라 신원조사과정에서 일반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된 기존 연좌제 피해 국민들은 해외여행, 취업, 공무원 및 국영기업체임직원 임용 등에 있어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게 됐으며 신원조회처리기간도 크게 단축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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