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이 한창인 가운데 때아닌 손발 결박 여부와 방화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경 전남 장성 삼계면의 요양병원 별관 2층짜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요양환자 20여 명과 간호조무사 1명(52)이 목숨을 잃었다.
신고 후 4분만에 도착한 소방대원에 의해서 불은 30분만에 진압됐으나 유독가스를 흡입한 환자들의 추가 피해여부가 클 전망이다.
실제 부상자 중엔 중상 수준인 환자가 6명이어서 사망자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병원에는 본관을 포함해 총 324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으며 불이 난 별관에는 3층에 34명, 2층에 44명 등이 지내고 있었다. 중증 치매 노인은 15% 가량이다.
첫 발화 지점은 병원 3층 남쪽 끝방 3006호(3평)로 이 곳은 병실이 아닌 침대 매트리스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됐다. 침대 매트리스가 타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일반 연기와 달리 탁해서 들이마시고 1~2초 만에 정신을 잃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힘없는 노인환자의 피해가 컸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여있었던데다가 불이 난 2층 병실 유리창은 추락을 막기위한 방범틀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손발이 묶여있였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가 “확인해보겠다”라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소방당국도 "손발에 결박된 끈을 자르고 구조했다"는 보도가 인권침해 문제로 번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 아니라"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언론이 소방당국의 말을 빌린 보도에 따르면 누전에 의한 화재는 불길이 위에서 아래로 타 들어가는데 이번 화재는 불길이 아래에서 위로 번진 형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로 방화가능성을 점치기엔 이를 것으로 보인다.
28일 <에브리뉴스>가 현직 소방관 2명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불은 통상 발화지점에서 위로 번지는 것이지 위에서 아래로 번지는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다”며 “누전에 의한 화재도 번지는 형태이거나 위로 탈뿐 아래로 타고 내려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잘라말했다.
불이 어느 방향에서 타든 누전과 방화 등 모든 경우의 수가 열려있다는 말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경 효사랑요양병원 이사장 이사문 씨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죄송하다. 사죄한다. 죽을 죄를 지었다" 라며 "무엇보다도 귀중한 생명들이 희생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병원 측은 일단 유가족들에게 장례비를 지급하고 추가 보상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소방당국 등은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경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또 행정당국은 불이 난 별관에 간호조무사 1명만 야간 당직을 섰다는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위법 여부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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