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의 재구성
<해피투게더>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의 재구성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3.12.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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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최초의 상업극

▲ ‘형제복지원 사건’을 모티브로 한, 최초의 상업극 연극 <해피투게더>. @(주)다리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해피투게더>는 대한민국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 <부산 형제복지원>(수용 인원 3146명)에서 1987년 3월 22일 직원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숨지고 35명이 탈출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상업극이다. 그간 형제복지원 사건을 토대로 실험적 연극이 선보인 적은 있으나, 상업적 성격을 띤 연극으로는 첫 시도다.

이 영화에 모티프가 된 <부산 형제복지원>은 부랑아 선도를 목적으로 해마다 20억 원의 국고 지원을 받는 최대 복지 시설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역이나 길거리에서 주민등록증이 없는 사람을 끌고 가서 불법 감금시키고 강제노역을 했으며, 저항하면 굶기고 구타했다. 죽은 원생의 경우 암매장을 했고, 일부 시신은 300~500만 원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용으로 팔려나가는 비극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당시 사회는 이러한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나 당시 가해자이자 형제복지원 원장인 박인근은 2년 6개월이라는 가벼운 처벌로 면죄부를 받았다. 현재까지 가해자와 이를 방조한 국가권력에 대한 책임소재는커녕 현재까지 진상조차 규명되지 않은 채 사건은 잊혀지고 있다. 현재 복지시설은 이름만 바꿔 국가의 지원과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해피투게더> 제작자 장영승 대표는 “과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불행과 현재 우리들의 행복(혹은 불행)은 서로 연결돼 있다”며 “괴롭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들추어내는 일은 결코 즐겁거나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잊혀져선 안 될 사건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 대표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재구성해 잊혀져가고 있는 피해자의 고통과 억울함을 대변하고자 한다”는 말로 제작 결심의 이유를 밝혔다.

연출자 이수인도 어릴 적 나치의 만행과 유대인의 참상을 다룬 프로를 보며 “아, 히틀러의 말을 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해피투게더>에 관한 이야기의 출발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숨 막힐듯 한 광기와 눈물 나는 페이소스의 드라마, 종교적인 거룩함과 동물적인 야만의 어우러짐, 연민의 마음과 가학의 욕망이 교차되는 시선 속에서 연출은 관객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비극 속에서 불편한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가?’ 그럼으로 관객은 과거의 어떤 이들의 불행과 자신의 행복이 서로 연결되어있으며 결국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같이 행복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주제의 무거움을 '자유로움'과 '재미'로 풀다.

연극 <해피투게더>는 기존 연극 형식을 벗어버린 새로운 공연형태의 연출기법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수인 연출 특유의 연출법으로 무거운 소재를 가볍고 재치 있게 풀어내, 새로운 형식의 연극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연극 <해피투게더>는 노래, 춤, 영상을 통한 판타지와 자유로움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잠시의 짬도 내주지 않는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라는 주제의 무거움을 독특한 연출기법과 내공 있는 대학로 연극 배우들의 참여로 즐겁게 풀어냈다. 또한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흐름에 따라 공연 전체를 부산 사투리로 이끌어 나간다. 재미있으면서도 강렬한 부산사투리는 극의 분위기를 시시각각 변화시키며 극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연극 <해피투게더>에는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소속 배우들과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 송은지, 영화 ‘577 프로젝트’와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배우 이수인이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을 영상과 전시로도 만난다! 무대를 넘어선 장르의 확대!

연극 <해피투게더>는 무대를 넘어 영상과 전시로도 선보인다.

사전 제작단계부터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전제로 기획된 작품으로 연극 무대라는 한정된 시공간을 넘어 모바일 드라마와 영화 회화전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현된다.

공연 기록을 넘어 연극과 영화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기 위해 영화제작사 ‘꿀단지’가 제작하는 <해피투게더>는 내년 초 모바일 드라마 형식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영화와 회화전도 제작단계에 돌입해 곧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으로 시작한 <해피투게더>가 각각의 장르 특색에 맞게 재탄생 될 결과물을 지켜보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재구성한 연극 <해피투게더>는 오는 1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K 동그라미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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