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민주당이 23일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을 선언한 가운데서도 국정원(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장외집회의 불길은 더욱 확산될 기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날 국정원 규탄 시국미사를 개최한 데 이어 그간 장외투쟁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천주교가 주최한 촛불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정상화를 선언한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천명한 가운데 문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들이 장외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어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동력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사제와 시민 등 5천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천7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국미사를 열고 국정원 사태를 규탄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장외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주교 시국미사에 ‘문재인-정동영-심상정’ 참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전국 15개 천주교 교구의 사제와 수도자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한 것은 천주교회 역사상 최초”라고 말한 뒤 국정원 향해 “온갖 불법으로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해악적 존재인지 스스로 증명했다”며 국정원 해체를 주장했다.
이밖에 이들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 관련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등을 촉구했다.
천주교 시국미사에는 야권 대선주자들도 함께했다. 특히 그간 민주당 장외투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천주교 신자 자격으로 이날 시국미사에 참여했다. 또한 같은 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박영선 의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등도 촛불을 들었다.
노타이 차림으로 단상 맨 앞쪽에서 ‘국정원 해체, 민주주의 회복’이란 플래카드를 든 문 의원은 천주교 신자로서 시국미사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기도하겠다”고 짧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도 참석한 문 의원은 당 내부에서 ‘문재인 역할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 “그런 요구를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의 정치행보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건 없는 국회등원’을 결정한 만큼 문 의원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문 의원의 광폭행보가 자칫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불협화음 논란은 물론 친노(親盧)-비노(非盧) 계파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어서다.
한편 국회정상화를 선언한 민주당은 국회에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를 설치해 원내 투쟁을 강화하되, 전국 순회 방식의 장외투쟁을 통해 원외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투 트랙’ 전략을 승부수로 던진 민주당의 전략에 민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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