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 안티카페 논란으로 본 ‘反사회적’ 표현의 자유

[이슈비평]넷상 안티카페는 ‘문화지체’ 현상…하지만 처벌수위는 딜레마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증오심리의 결정판이자 뒤에 숨어서 자신의 공격성을 배설하는 창구. 바로 안티카페다.

지난달 초 누리꾼들을 경악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몇 년간 시청률 부진에 시달린 MBC <일밤>을 ‘아빠 어디가’라는 코너 하나로 예능왕조의 부활로 이끈 바이브 윤민수 아들 윤후의 ‘안티카페’가 개설돼서다.

윤후는 안티카페 개설 후 3일간 학교를 결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밤 아빠 어디가’에 함께 출연 중인 영화배우 이종혁 씨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윤후 안티카페라니, 천사 같은 윤후를. 개설자 내 주위에 나타나지 마라. 윤민수 신경 꺼라”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티카페 운영자의 사과와 포털 사이트의 폐쇄 조치로 파문이 일단락됐지만, 16일 현재 다른 포털 사이트에는 <윤후 안티카페 왜 안돼>라는 이름의 유사 안티카페가 지난달 12일자로 개설돼 있다.

현재 회원은 12명으로 미미하지만, 연예인이 아닌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를 상대로 한 가학적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안티카페, 넷기술과 넷문화 간 괴리…일종의 ‘문화 지체’

이날 오후 현재 한 포털 사이트에 ‘안티카페’를 검색하면 <걸스토리 안티카페> <주니엘 안티카페> <안티 박근혜> <길은정안티> <안티편의점> <티아라 공식 안티카페> <안티사이비> <수지 안티카페> 등 연예인뿐 아니라 정치·사회 전반에 ‘반(反)사회적 표현의 자유’ 표출이 일상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안티카페의 본질은 약자와 타자에 대한 증오공격이다. 은폐된 폭력성과 가학성이 내포돼 있는 안티카페는 주로 언어적·정신적 폭력을 일삼는다. 물리적 폭력을 수반하는 오프라인 폭력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안타카페의 언어적·정신적 폭력은 가학적 측면에서 오프라인의 폭력보다 덜하지 않다. 넷이란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는 특성 때문에 한번 불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안티카페는 넷이란 21세기 최대 발명품과 넷문화 간 괴리현상이다. 기술은 진화했지만, 문화는 퇴행하거나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인 셈이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이 문화지체 현상이 규제와 법적처벌 영역으로 들어가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윤후 안티카페 파문 당시 누리꾼들의 대다수 반응은 “법적 처벌을 강화하라”면서 카페 개설자에 대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은폐된 폭력성을 비판하면서 ‘욕설’ 등 증오심리를 내뿜는 모순에 봉착한 셈이다. 포털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이나 형사처벌 강화는 답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법) 제70조에 따르면, 비방의 고의성이 명확하다고 판단되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돼 있다.

이 이상의 형사처벌 강화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포털에 대한 규제 강화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상에서의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기준 ▲명예훼손 분쟁 조정 기능 마련 등 ‘반(反)사회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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