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논란으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야권이 충돌한 가운데, “사과할 내용이 없다”던 원희룡 장관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는 사과했다. 자료 누락 때문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는 고성으로 진행됐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희들은 윤석열 정부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통령실 보고 문건, 장·차관 보고 문건, 양평군과 주고받은 공문 자료 일체, 강상면 종점안 사업비 세부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공개(지난 일요일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에서 빠져 있다. 종점 변경과 관련된 4페이지가 누락됐고, 페이지 수도 조작해서 공개된 게 적발됐다. 공문서 위조라고 볼 수 있다. 국토부 자료 공개는 대국민 거짓말 자료공개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며 “원희룡 장관의 사죄부터 받고 현안질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위원장에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는 이례없이, 전례없이 모든 자료 55건을 모두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과업수행 계획서에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이 발견됐다. 저희가 최초에 받은 문서에는 예타 문제점 및 처리 대책이 있었는데 통째로 빠졌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원희룡 장관에게 “7월 14일 국토위원장 명의로 국토부에 자료 제출을 충실히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는데, 17일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 자료제출을 상당부분 안 했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대로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는지 원희룡 장관에게 물었다.
그러자 원 장관은 “지금 문제들을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해 현안질의가 마련된 게 아니냐”며 “아직 보고도 시작 안 했는데 사과부터 하라는 건 순서에 맞지 않다”고 거부했다.
사과 거부 원희룡, 심상정에는 “빠진 부분 죄송”
다만 원 장관은 심 의원에게는 “자료 가는 것에서 착오, 누락이 있다면 다 드리겠다. 빠진 부분은 죄송하다. 실무적인 착오 바로 잡도록 하겠”고 사과했다.
이날 심 의원은 타당성조사 용역업체가 제출한 월간 진도보고서를 요구했는데, 원 장관은 “용역사에서 작성해서 보고한 것은 없다. 그래서 못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상정 의원이 말한 진도보고서가 여기 있다”며 “저는 있는데 왜 장관에게 없나. 이런 식의 태도로 어떻게 현안질의에 임한다는 거냐”고 곧장 반박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회의 자료를 흔들며 “이게 도면이냐. 장관이 정확하게 보고받아야 한다. 16차례 회의 중 하루 회의 자료다. 확인해보고 답변 내용을 정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 의원들의 반박에 “자료를 어떻게 제가 실무적인 것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다 알겠나”고 해명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국토부가 없다던 자료가 회의장에서 나오자 “장관이 지금 큰소리할 때냐. 자료제출도 큰 당, 작은 당 차별하냐. 어떤 자리인데 내용 파악도 안 하고 오나”며 “이런 식으로 장관이 국정운영을 하니 의혹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거다.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결국 원 장관은 “자료 가는 것에서 착오, 누락이 있다면 다 드리겠다. 빠진 부분은 죄송하다. 실무적인 착오는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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