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이상민·이원욱·조응천 등 비명계 31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전날 의원총회에서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 의결을 결론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불체포특권이 태풍의 눈이 됐다. 혁신위가 낸 1호 혁신안은 ‘전 의원들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논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따라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 112명 중 100명이 넘은 인원이 서약에 동의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로는 ‘헌법상 권한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검찰의 정치적 영장 청구에 대비해야 한다’는 등이 의원총회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린 안해요’…비명계 의원들,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당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성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이기까지 한 걸 왜 포기하지 못하냐는 것이다.
5선 중진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미 이재명 대선후보, 그리고 민주당이 여러 차례 국민들 앞에 약속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후 지켜지지 않아서 방패정당이라는 온갖 꾸지람을 국민들에게 들었다. 그럼 지금 마음을 고쳐먹고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불체포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혁신위에서도 그걸 1호 안건으로 했고, 또 원내대표까지도 간곡히 요청했다면 받아야 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받아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 더한 것도 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하는데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는 당에 불체포특권 의총 결의를 촉구했다. “지금 민주당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 하는 정당, 허구헌날 계파다툼, 집안싸움하는 정당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신뢰 회복이 민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날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가 추인되지 않은 데 대해 “민주당이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혁신위의 첫 제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마저 않는다면 정부·여당을 향해 날리는 날선 비판도,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대안제시도 진정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좋은미래는 “윤석열 정부의 거듭된 실정과 무능, 오만과 독선 그리고 권력형 비리 의혹 등에 맞서 싸우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 민주당은 쇄신을 통해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고, 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31인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다(명단은 기사 하단). 이들은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의 권리를 내려놓기 위한 실천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본회의 신상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이어 “불체포특권 포기는 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추가적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춰지고 있다. 저희 의원들이라도 나서게 된 이유”라고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향후 당 차원에서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아지길 바라며 동참 의원들도 추가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동참의원 일동
강병원 고용진 김경만 김종민 김철민 민홍철 박용진 서삼석 송갑석 신동근 양기대 어기구 오영환 윤영찬 윤재갑 이동주 이병훈 이상민 이소영 이용우 이원욱 이장섭 조승래 조오섭 조응천 최종윤 허영 홍기원 홍영표 홍정민 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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