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명계에 한 발 물러나…공천TF 맡기고, 메시지 내고
이재명, 비명계에 한 발 물러나…공천TF 맡기고, 메시지 내고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3.03.1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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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총선공천제도TF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민주당 내 누구나 수용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공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사진제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총선공천제도TF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민주당 내 누구나 수용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공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사진제휴=뉴스1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에 비이재명계를 대거 배치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후 커진 당내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TF 첫 회의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민주당 내 누구나 수용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공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의 한 세력을 대표하는 정당 내에서 공천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며 “우리가 정해놓은 공천 룰을 만드는 시한, 총선 1년 전이라는 시간이 다가온다”고 했다.

TF는 총원 11명으로, 이개호·맹성규·문진석·송옥주·조승래·고영인·김영배·이해식·이소영 의원,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배재정 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 등 11명으로 이뤄졌다.

9명이 비명계로 포진했다. 앞서 발표한 문진석·이해식 의원 외 전원이 사실상 비명계인 셈이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를 도왔던 이개호 의원과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TF의 단장과 부단장을 각각 맡았다.

이 대표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당원들과 실시간 대화를 갖고 비명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쟁을 치르거나 상대를 제압할 때 무력으로 하는 게 가장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값싸게, 쉽게, 빠르게 제압하는 방법이 있다. 이간계(離間計)”라며 “그중에서도 제일은 헛소문이다. 갈등을 조장하고. 그게 비용이 안 들고 효과적이다”고 했다.

또 “내부의 갈등, 균열은 외부의 공격에 비해 정말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분열, 갈등”이라며 “최근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다. 어쨌든 지금은 한 진영의 중요 부분을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데 내부의 작은 차이로 지적하거나 균열이 생겨 떨어져나가면 손실이다. 가급적이면 달라도 수용하고 같은 점들을 보며 더 벌어지지 않게, 더 가까워지게. 우리 안의 동지에 대한 증오심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이 대표는 오는 15일 당내 계파인 ‘더좋은미래’와의 간담회도 예정되어 있다. 

이 대표의 행보는 체포동의안 정국 이후 불거진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최근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결자해지(結者解之: 맞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타개책인 셈이다.

다만 사법리스크가 잔재한 만큼 우려가 남은 상황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까지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하는 정치로 자신을 먼저 버렸다”며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문재인 전 대표는 당이 굉장한 어려움에 처하니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관건은 총선 분위기다. 전날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거취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닌 판단의 영역”이라며 “늦여름에서 초가을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 분위기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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