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이 내홍으로 시름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역대급 투표율로 마무리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로 비명계와 당 주류의 단일대오가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다.
앞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당내 4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오찬에는 친문계 이인영·홍영표 의원 등과 김영주·김태년·우상호·윤호중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박 원내대표는 “이후에도 초·재선 의원을 포함한 의원들과 당의 미래와 단합을 위한 의견 청취를 지속할 것”이라며 “지금 당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 함께 지혜롭게 수습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입장을 냈다.
아울러 지난 7일에는 3선 의원들, 8월에는 5선 의원들을 만났고 비명계 이원욱·윤영찬 의원 등과도 만났다. 원내대표로서 의원들과의 만남을 넓히는 것은 당내 의견을 복합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호응하듯 지난 8일 당내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우리는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당의 단결을 위해 당내 여러 의견 그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에게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된 이 대표와 더미래 의원들의 회동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재명도 통제 못한다. ‘개딸’들
비명계의 요구는 크게 향후 대책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내년도 총선에 대한 우려가 확장되어 사퇴설까지 나오는 것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문제는) 몰랐던 문제가 아니다. 당 대표할 땐 민주당이 ‘방탄정당’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전제를 위해 대표가 된 것”이라며 “그럼 ‘이건 다른 방식으로 해봐야겠다’, ‘방탄정당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이런 선택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을 이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표결 이후 개딸들은 비명계로 꼽히는 의원들에게 문자테러를 가했다. 최근에는 기세가 더해져 직접 비명계 의원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일 서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정보고회에 강성 지지층이 상당수 참석해 “이 대표와 함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민주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행사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를 ‘수박’이라고 하는 등 비명계에게 공세를 퍼붓는 강성 지지층을 SNS를 통해 말린 바 있다. 그러나 개딸들의 공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 상황을 두고 “바로 말려야지, 한참 진행된 다음 하는 건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비친다. (체포동의안 표결) 다음날 당사 앞에서인가 뭘 깨고, 어쩌고 집회를 할 때 그때 말렸어야 했다”면서 “그러니까 좀 즐기다가 ‘아, 이거 너무 나가니까 말려야 되겠구나’라는 것으로 보여지더라”라고 진정성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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