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무관용 원칙을 고수한 가운데 법원의 2차 조정안에서 ‘지하철 지연 5분 초과시 손해배상’ 단락이 삭제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전장연은 12일 논평을 내고 “법원의 2차 조정결정문에 ‘5분을 초과하여’라는 것이 빠진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치가 법치를 흔들어버린 결과’로 판단되어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1차 조정안에서 전장연에 지하철 탑승 시위로 인해 5분 이상 열차가 지연될 경우 1회당 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2차 조정안에서는 ‘피고들은 원고가 운행하는 열차와 승강안전문 사이에 휠체어 및 기타 도구 등을 위치시켜 출입문 개폐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열차운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의 시위를 하지 아니한다. 만일 피고들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그 의무위반행위 1회당 500만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할 경우 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요건이 강화된 셈이다. 전장연 측은 이를 두고 “비장애인만 타고 가는 ‘시민권 열차’를 탑승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장애인에게 5분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 ‘관치’에 흔들린 ‘법치’ 앞에서 또다시 ‘법에 명시된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았던 차별의 역사를 절망으로 집어삼킨다”고 토로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연의 회원들과 함께 법원 2차 조정결정문을 수용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논평에 따르면 전장연은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봤다. 오 시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개적으로 1차 중재안에 반발하거나 강경대응 기조를 고수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9일도 장애인정책 간담회에서 “전장연은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다. 지하철 지연 행위에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원칙 고수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0일 전장연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를 상대로 6억145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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