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에서 사실상 퇴출된 후 잠행을 이어갔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입을 열었다. 그는이태원 참사에 대해 “참사 이후 낮과 밤은 뒤바뀌었고, 지난 40여 시간 동안 말을 보태지 못했다.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누군가를 지목해서 책임소재를 묻는 일보다는 조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대학에서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서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 살았다”며 자신의 경험에 비춰 이태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 아니더라도 위험한 지점은 많다. 4차선 도로의 도로변에 설치되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공간도 나오지 않는 6호선의 출입구들과 심도가 깊은 역사도 그날의 상황에서는 못지않게 위험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제안한 것은 데이터 기반의 무정차 운행이다. 그는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태원역에서 지속해서 하차하여 이태원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조금 상황이 완화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촛불집회 등 각종 대형 집회나 사고 시 인근 지하철역을 무정차하는 경우가 있다. 특정 지역에 인파가 쏠리는 것을 막고 원활한 교통환경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 전 대표는 경찰 인력의 충분한 확보도 강조했다. 그는 “경찰의 배치는 그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근 영업장에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영업정지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업장별로 틀어놓은 음악만 중지되어도 상황전파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봤다.

바로 옆 지하철역인 녹사평역의 3번~4번출구 인근을 대규모 지하주차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자고 했다. ‘차 없는 거리’는 특정 시간대에 차량 통행을 제안하고 차도를 문화공간 등으로 시민들이 이용하게 하는 것으로, 국내에선 신촌 일대에서 시행중이며 미국에서도 일부 지역에 시행해 교통 사망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 전 대표는 ▲CCTV 추가 설치 ▲재난사고 발생시 재난문자 적극 활용 등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외에도 할 일이 많다”며 “그것은 이태원 일대에 대한 대책으로 국한되어서도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신속하게 대책의 수립과 필요한 법 개정을 해나가야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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