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준비위원회가 지난 16일 당헌 제80조 개정을 의결한 가운데,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당헌 제80조 1항 개정이 이재명을 위한 게 아니라 얘기하는 당 지도부를 보면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우리가 아무리 ‘옷이 예쁘다, 조금 멋진 옷 입었다’ 주장해 봐야 국민들은 ‘민주당 벌거벗었다’고 얘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이 말하는 ‘당원 80조 개정이 이재명 의원을 위한 게 아니다’는 발언은 민주당 전준위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용기 의원은 “야당 입장에서 많은 의혹과 다양한 사안을 정부여당에 제기할 텐데, 그 과정에서 정치탄압 등의 이유로 무작위로 기소될 수 있는 위협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래서 기소만으로 당직 정지되는 건 어느 정도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헌 개정이 이 의원을 위한 게 아니라 설명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헌 80조 개정에 대해 “‘이재명 지키기’라고 하는데 사실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은 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이 더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런 주장들에 대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후보가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데 계속 ‘우린 아니다’고 말하는 게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며 “이재명 지키자며 당헌 개정을 주장하는 지지자분들은 오히려 솔직하기라도 하다. 당 지도부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이 후보를 위해 민주당이 당헌을 고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되면 앞으로 조그마한 사실관계가 나오더라도 민주당에는 큰 부담이 된다”며 “이재명을 위해 민주당이 저런 주장과 방어를 하는구나 라는 판단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날 3선 의원 등이 모여 반대 의사를 타진한 데 대해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3선, 초-재선 의원들 의견이 비대위에 전달됐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정말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초선의원이자 최고위원 후보인 고영인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자칫하면 또 민심 이반이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당헌 80조 개정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의 당헌 80조 3항에 보면 정치탄압이나 부당한 이유가 있을 시에는 윤리심판원을 통해 다시 징계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이걸 갖고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의원은 당헌에 대해 지난 16일 JTV전주방송에서 진행된 당 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당헌 80조가)검찰공화국의 야당 침탈루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무죄추정 원칙과 검찰공화국의 엄혹한 상황도 그렇고, 기소가 아닌 유죄판결 날 경우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개정에 찬성 의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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