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 14일 충청권 경선에서도 70%가 넘는 득표율을 이어가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양상을 굳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헌 80조 개정 등이 이뤄지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의 전환도 이뤄지는 모양새다.
앞서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당에 당헌 80조의 개정을 요청했다. 당헌 80조는 사무총장이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윤리심판원에 조서를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을 다룬다.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검찰 인사가 많은 정부에서 야권을 압박하기 위해 이 조항을 악용할 것으로 우려하며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친문 진영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등은 ‘방탄용 개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4일 합동연설회에서 “강훈식, 박용진 당 대표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다면 당헌 80조 개정 청원과 당내 논의가 있었을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당직 정지를 기소 시점이 아닌 1심에서 형을 받은 경우로 개정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색 지우기’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전준위는 오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당 강령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라는 단어도 바꿀 방침이다. ‘소주성’을 ‘포용성장’으로, ‘1가구 1주택’을 ‘실거주-실수요자’로 바꿀 계획으로, 이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돌리고 문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권 경쟁상대인 박용진 후보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당내 강령 개정 논의에 대해 “소득주도성장을 포용성장으로 대체하는 건 변명할 여지없는 문재인 대통령 지우기”라고 맹비난했다.
비명 진영은 당헌 개정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2일 당헌 80조 개정 및 소득주도성장 강령 삭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홍근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나 또는 선거 유불리를 위해서 당을 이용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후보는 “당헌 개정에 대한 논의를 의총에서 하자는 게 당을 이용하는 거냐”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지역 경선에서 독주를 이어가면서 ‘비명’계가 주도권을 잃는 모양새다. 박 후보와 강훈식 후보의 단일화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후보 독주 체제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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