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97그룹 간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11일 다시 한 번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이번에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거부했다.
박용진 “강훈식 제안하는 어떤 방식이든 의사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새로운 비전을 향한 출발이 되기 위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기폭제 중 하나가 단일화라는 생각으로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단일화를 제안했다.
또 “그간 여러 차례 방송토론과 합동연설회를 통해 강 후보와의 비저놔 생각에 많은 접점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라면 어떤 방식이든 강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할 의사가 있다”고도 했다.
박 후보는 단일화 데드라인에 대해 “불필요한 압박으로 보일 수 있어 그런 말씀을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호남 투표가 시작하는 다음주 전까지로 전망된다. 호남은 수도권과 함께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이자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이기 때문이다.
강훈식 “20+5=25, 어떤 효과 있나”
이에 대해 강훈식 후보는 “20%가 나온 후보와 5%가 나온 후보가 합쳐서 25%를 만든다고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되묻고 싶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강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투표율 자체가 38%로 아직 60%가 넘는 권리당원이 참여를 안하고 있다”며 “이분들을 참여하게 해 판의 변화와 구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나도 투표해야겠다’고 할 때 그런 논의와 얘기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봤다.
특히 박 후보의 제안에 대해 “박 후보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본인에게 조금 더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지금의 저도 비슷한 심정”이라며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얘기하며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자꾸 설치하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박 ㅎ보가 말한 20%, 5%는 지난 6일과 7일 당 대표 본경선 1·2차 지역 순회 경선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세 후보는 각각 이재명 74.2%, 박용진 20.9%, 강훈식 5.0%의 득표율을 받았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전당대회를 두고 이견이 갈리면서 ‘97그룹’의 단일화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대의원 투표와 일반 당원 여론조사,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등이 남아있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사법 리스크’도 남은 만큼 변수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경찰은 지난 9일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에게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이유로 출석요구를 한 상황이다. 이 후보 측은 지난 9일 이 후보 SNS를 통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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