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내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소통 강화를 취지로 온라인 플랫폼을 예로 든 가운데, 당내 ‘비명’ 의원들이 “최근 1일 1 실언을 한다”는 등 비판을 가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내 민주주의 및 소통 강화를 위해 ‘국회의원을 욕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둬 욕하고 싶은 국회의원, 단체장, 당 지도부가 이으면 비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이번 주 가장 많은 항의문자를 받은 의원 등도 (집계)해보려 한다”고 했다.
조응천 “영업사원 실적 막대그래프 보는 것 같아”
박용진 “반대의견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
이에 당내 소장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강성 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 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진정 이게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시나”고 되물었다.
본선 경쟁상대인 박용진 의원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하던 당 대표”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총질로 낙인찍는 당 대표가 나오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의원들은 ‘당 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 의원이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가장 많은 비난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문자 받은 의원’ 등 해보자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반대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취지 왜곡” 해명하지만…“1일1실언” 비판 계속
이에 이 의원 측은 지난 1일 일부 맥락만 인용해 취지를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이 의원은 ‘폭력적 억압적 언행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된다. 설득하고 팩트를 전달하고 존중해주고 협력을 구하고 인정하고, 이런 노력들이 꼭 필요하다’며 욕설과 폭력적 의사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장파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2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최근 1일 1실언을 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도 언론이나 상대방이 지적하면 거두절미하고 ‘발언 취지를 왜곡한다’ 이렇게 변명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매번 언론과 상대방이 그 발언을 왜곡한다면, 저 같으면 ‘내가 어떤 빌미를 줬을지’ 되돌아봤을 것”이라며 “일단 말해놓고 또 취지를 왜곡한다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봤다.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사려깊지 못한 주장일뿐만 아니라 강성 지지자들에 편승하고 이용하려는 얄팍한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우리 민주당의 가장 큰 결함이 찌든 계파와 악질적 팬덤이고, 그 상당 부분을 이 의원이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성찰하면 감히 그런 주장을 못할 텐데”라며 “걱정스럽다. 우리 민주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과 혁신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본선 경쟁상대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도 게시판과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공약이 있지만, ‘욕을 하자’는 문제는 좀 다른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
한편, 이러한 비판이 계속되는 데 대해 이 의원은 지난 1일 인천지역 당원, 지지자 간담회에서 “내가 재밌자고 한 얘기에 조금만 삐끗하면 그거 갖고 침소봉대해서 전혀 본질과 다른 얘기들을 막 만들어내기 때문에 요즘은 정말 말하기 불편하고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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