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김동연에 합당 제안…당사자도 “열려 있다”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경기도와 인연이 깊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선언을 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8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의 합당을 공식 제안했다. 김 대표는 최근 경기도 혹은 서울 출마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여야의 최대 격전지로 손꼽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47.83%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 0.73%p 차이로 패했을 만큼 지지세가 강했으며, 특히 경기도에서는 50.94%가 이 전 후보를 지지했다. 그런 만큼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이 전 후보를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 모두 ‘이재명’…관계 어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는 대한민국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고 천명했다.
조 의원은 “당 원내대변인 때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부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췄고 이번 대선에선 열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당내 경선 승리를 이끌며 이재명 알리기에 매진했다”며 “이재명과 함께했고 이재명을 지켜온 ‘찐동지’”라며 이 전 후보와의 관계를 어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하겠다”며 기본소득과 기본금융, 기본주택 공급,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재개발, 재건축, GTX D-E-F 신규 노선 추진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달 중 출마선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경기도를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경기도를 지켜야 이재명, 문재인을 지킬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 역시 시대정신이고 국민들 기억 속에 안민석이 시대정신을 발휘할 적임자라 보시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경기도지사 출마는) 일종의 운명이고 울명을 피한다면 비겁한 짓”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재명 지사가 해왔던 업적들을 계승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재명의 오랜 친구인 안민석이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윤석열 정부의 폭거와 불의에 맞설 강단 있고, 결기 있는 사람, 제가 국정농단을 최초로 국민들에 알렸고 끝까지 추적한 용기 있는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보다 일찍 출마를 선언한 염태영 전 서울시장도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1일 경기도의회와 국회에서 잇따라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저는 이제 경기도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일 잘하는 민주당 도지사,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며 “시민들게서 키워주셨고 현장에서 단련된 저 염태영은 지금가지 걸어온 것처럼 경기도의 길을 당당히 걸어아겠다”고 했다.
비대위는 김동연 러브콜…“정치개혁 협의추진 기구 구성하자”
이런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에게 “지난 대선 과정에서 했던 이재명-김동연의 정치교체 공동선언을 위한 협의 추진 기구를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교체 공동선언은 이 후보 당선 후 정치개혁을 추진하자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20대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후 2026년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 동시 시행 ▲총리 추천제 ▲국회의원 3선연임 초과금지 ▲국민 소환제 ▲헌법개정안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한 별도 기구 설치 등의 추진 등이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김동연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정치개혁 협의추진 기구를 양당이 공동 구성하자”며 “그 활동과 함께 양당 통합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합당 제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서울시나, 난전이 예상되는 경기도에 김 대표를 민주당 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도 민주당의 제안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 (정치개혁 공동선언) 합의정신에 따라 분명한 의지를 표현하고 실천의 모습을 확실히 보인다면 어떤 형태로든 연대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경기지사나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어떤 것에도 열려있다. 연대가 됐든 합당이 됐든 분명한 의지가 있고 실천하겠다는 액션을 취한다면 경선은 부수적 문제”라고 했다.
김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지역이 정해진 것은 아니나 경기도로 가닥이 잡히는 상황이다. 김 대표 스스로도 일전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벌써부터 ‘견제구’가 날리는 모양새다. 이날 안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해 “김 대표는 서울이든 경기든 충북이든 빨리 결정하셔야 한다. 정치인의 결정장애는 국민들에게 해악”이라고 지적했다. 또 “착한 선비형으로 사실 운 좋게 문 대통령 정부에서 발탁됐지만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였던 특이한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며 “그래서 물안개가 걷히면 허상이 될 것”이라고 하는 등 김 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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