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주 비공개 회담까지 가지며 선거대책본부 합류 분위기를 조성했던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관계가 다시 엇갈렸다.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내용과 비공개 회담 중 있었던 공천 논란 때문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주 비공개 회담을 갖고 홍 의원의 선대본 합류를 논의했다. 이후 홍 의원은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회담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할 것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천 요구’ 논란? 洪 ‘출당’ 거론까지
이후 국민의힘 일부는 홍 의원을 두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지난 20일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홍 의원을 겨냥해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은 출당까지 거론하며 되받아쳤다. 홍 의원은 21일 “아무런 이견도 없었던 두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다”며 “공천추천 문제는 막바지 가서 1분도 소요되지 않았고 향후 대선 전략에 더 많은 것을 논의한 보람된 만찬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튿날 느닷없이 수하들이 나서서 잠깐 제안했던, 합류조건도 아닌 공천 추천 문제를 꼬투리잡아 나를 구태정치인으로 공격하고 순진한 최재형 원장까지 동원해 날 비난했다”며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 모함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23일에는 청년의꿈을 통해 “내 발로는 못 나가겠고 권영세(선대본부장) 말대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홍 의원에게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불쾌한 심정을 여과없이 분출하고 있는데, 지금은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치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통화록에서는 ‘굿’ 논란, 尹측서는 속옷 거론도
양측의 갈등은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통화내역으로 재점화했다. 김씨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한 통화 중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고 주장한 게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
통화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이 바닥에서는 누구 굿하고(하는지) 나한테 다 보고 들어와. 누가 점 보러 가고 이런 거”라며 “나한테(나는) 점집을 간 적이 없거든. 나는 다 설이지. 증거 가져오라고 해. 실제로”라고 했다.
이 기자가 “홍준표도 굿했어요? 그러면?”이라고 묻자 “그럼”이라고 답했다. 또 “유승민도?”라는 질문에도 “그럼”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곧장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며 “내 평생 굿 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용남 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홍 의원에 대해 “(굿은) 해도 했다고 할 리가 만무한 것”이라며 “사실확인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은 한동안 ‘빨간 넥타이뿐만 아니라 빨간색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입고 다닌다’는 말까지 했다”며 “유승민 의원은 전 잘 모르겠지만, (홍 의원은) 약간 이미지가 겹치는 측면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 전 특보는 지난 회동 때 ‘공천 요구’ 의혹에 대해서도 “홍 의원이 보도 이후 대응을 조금만 달리 했어도 양상이 지금하고 틀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서울 종로, 대구 모 인사를 이야기한 것은 추천의 개념이었다. 조건없이 선대위에 합류해서 돕겠다’고 했으면 좋은 사람이니까 한 번 고려해봐라는 추천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보여준 태도는 이건 추천이라기보다 대가관계, 거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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