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경쟁자’ 홍준표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도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7시간 통화 녹취록’ 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여성계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김씨는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미투운동에 대해 “보수들은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 터지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특히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해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안 전 지사 성폭행 논란 때의 피해자 김지은씨는 지난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 됐다”며 해당 발언을 맹비난했다.
김지은씨는 “당신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지난해말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통해 입당했다가 이달 초 사퇴한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도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그는 “사적 대화로 치부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尹 “송구하고 사과”…당내 논란 계속
논란이 계속되자 윤 후보는 지난 19일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방문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논란에 대해 “보도되는 과정에서 상처받게 되신 분들께 송구하고 사과드린다”면서 “이미 서면으로 다 얘기했고, 저나 아내나 같은 생각”이라고 김씨를 옹호했다.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당내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씨의 통화내용을 두고 “사적인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 갖고 2차 가해란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2차 가해를 부인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여성본부 고문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쥴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간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인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대신 사과를 했다.
이 교수의 대리 사과는 당내 지지자들의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이 교수는 지난 19일 고문직 사퇴를 결정했다.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아예 ‘처갓집 비리 엄단’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19일 소통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윤 후보와의 회동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만한 조치로 국민불안 해소 ▲처갓집 비리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 등을 선대위 상임고문 합류 조건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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