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신문을 받으면서 ‘2차 가해’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피해아동이나 청소년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가 법원에 출석하면 법원이 진술조력인을 반드시 두도록 하고, 사전에 2차 가해를 막는 신문방식을 협의하게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1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은 지난해 12월말 헌법재판소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는 법률조항에 위헌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긴급대응 차원으로 발의됐다.
지난해 헌재는 진술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심각히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법원에서는 성폭력 피해아동 혹은 청소년들이 재판에 출석해 신문을 당하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헌재의 결정에 ‘2차 가해’라고 주장하는 여성단체들이 나왔으며 반발이 계속됐다. 법원연구회도 지난 10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을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19세 미만 피해아동·청소년 등에 대해 법원이 진술조력인을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의무화하고, 공판기일 또는 공판준비기일에 검사와 변호사, 진술조력인 등이 2차 가해를 막는 증인신문 방식을 협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진술조력인이란 ‘정신건강의학, 심리학, 교육학 등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 중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교육을 이수하는 자’로 형사사법절차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현재 151명이 활동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성폭력 피해아동·청소년들이 당장의 무차별적 신문 공세로부터 보호될 전망이다. 또 향후 재판례가 축적될 경우 피해자 보호와 반대신문권 보장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 의원은 “피해자가 증인석에 앉아 기억하기 싫은 피해사실을 떠올리거나 심각한 압박과 위압으로 2차 피해를 겪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진술조력인 대폭 확대를 비롯, 초동단계에서 진술 신뢰도를 높이는 제도 도입 등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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