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7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설 연휴 전에 대선후보 양자토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학교에서 키 작다고 시험장에서 내쫓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맹비난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활동 중단에 대해 “단지 지지율 때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저와 정의당이 맞잡아야 할 시민들의 마음이 아득히 멀게 느껴졌다”며 “밀려드는 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우리 국민들에게 노동이 당당한 나라, 그리고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 지난 20년 동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혼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시민의 삶은 보다 나빠졌다”며 “저와 정의당이 막지 못했다. 남탓하지 않겠다. 거대 양당의 횡포 때문이라고 하지 않겠다. 당이 작아서 어쩔 수 없다고도 하지 않겠다. 억울하다고 하지 않겠다. 지금 이런 상황에 진정으로 억울하신 분들은 불평등의 계곡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겨운 분들이실 것”이라고 했다.
또 심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하지 않을 것’과 ‘할 것’을 각가 세 가지 말했다. 심 후보가 거론한 하지 않을 것들은 ▲상황이 어렵다고 남탓하지 않을 것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을 것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고 어렵더라도 피해가지 않을 것의 세 가지다.
대선기간 꼭 하겠다고 거론한 것은 ▲대선에서 지워진 이름들을 위해 더 목소리를 내는 것 ▲노동과 여성, 기후위기를 위해 목소리를 낼 것 ▲진보에서 금기되어 온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공론화의 세 가지다.
특히 ‘진보에서 금기되어 온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심 후보는 “진보도 기득권이 있다”며 “정년연장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간의 연대해야 할 것들을 가로막는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공론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윤석열 TV토론 예정…“민주주의 폭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설 연휴 전에 양자토론을 합의한 것에 대해 심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말살하는 민주주의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심 후보는 “학교에서 키가 작다고 시험장에서 내쫓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두 후보는 ‘공정’을 말씀하시는데, 이런 TV토론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공정을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토론은 원래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거지, 시험보는 사람들이 서로 담합해서 하는 것은 안 된다. 이번 토론이 만약 양자, 양당 합의대로 진행된다면 선거운동 담합”이라고 강조했다.
저조한 지지율…“진보정당 오늘의 모습에 국민 실망 컸다”
심 후보는 정의당의 현 상황에 대해 “그간 국민들이 성원해주신 진보정당의 오늘날 모습이, 국민들의 실망이 매우 크다”며 “심상정이라는 대선후보의 모습을 봐도 지금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되고, 시민의 삶이 어려운데 진보정치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고 있나, 그만큼 절실했나. 그런 모습에서 공감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보정치가 그동안 천명해온 그런 가치와 원칙, 이런 부분들에 대해 더 절실하고 분명하고, 더 겸손하게 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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