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관련 조사에 대해 “야만적”이라고 맹비난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다.
앞서 권익위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가족들을 조사한 결과 부동산거래, 보유 과정에서 12명이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중 5명에게 탈당 권유, 1명은 제명했다.
이같은 처벌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소속 의원 중 권익위가 통보한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을 권유했다. 그러나 실제 제명으로 이어진 의원은 고작 2명, 나머지는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제명된 의원(양이원영, 윤미향)도 비례대표 의원이라 의원직을 지켜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양당의 처벌 수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의원들만 제명했으며, 나머지 의원에 대해서는 탈당을 권유하는 선에서 그쳤다.
문제는 이 대표의 발언들이다. 처벌 수위가 민주당과 다르지 않음은 곧 “적어도 민주당의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던 이 대표의 과거 발언과 맞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에도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24일 이 대표는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김의겸 의원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댄 게 맞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아가 “연좌제 형태의 야만적 조사”라고까지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공언했던 입장’이 곤궁해졌다.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게 국민의힘 자신이라는 것도 이 대표의 분노를 무색케 한다. 스스로가 요청한 조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약속한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의 선례처럼 이름뿐인 탈당 권유로 징계가 끝나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허울뿐인 권유가 아니라 윤리위원회 구성을 통한 엄격하고 선명한 징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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