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조선소 집단 피부질환은 무용제 도료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부터 발생한 현대중공업 도장작업자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 무용제 도료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지난 2~4월 현대 계열 조선소 3곳, 도료 제조사 3곳, 기타 조선소 4곳 등 총 10곳의 (1080명)에 대한 임시건강진단 결과, 55명이 피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 가운데 53명은 현대 계열 조선3사 근로자로 나타났다.

무용제 도료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함량이 5% 이내인 도료다. 2019년 4월 범정부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의 하나로 환경친화적 도료 사용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배출저감시설 외에도 무용제 도료 사용에 따른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저감 실적도 인정해주고 있다.

고용부는 올해 1월부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통해 원인을 조사 해왔는데 기존 도료와 무용제 도료를 비교한 결과,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량은 낮아졌지만 대신 새로운 과민성 물질로 대체됐다.

또 주성분인 에폭시 수지도 기존 도료에 사용된 것보다 분자량이 적어 피부 과민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새로 개발된 무용제 도료의 피부 과민성 강도가 높아진 것이 피부질환을 일으켰을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원재료와 가스, 증기, 분진 등의 유해·위험요인을 찾아내 위험성을 평가한 후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사전에 해야 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안전성 조사 결과, 제조사·조선사는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새로 함유된 화학물질의 피부 과민성 문제를 간과했고 사용 과정에서 피부 과민성에 대한 유해성 교육이나 적정 보호구의 지급도 적시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러한 집단 피부질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피부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안전보건조치를 이날 명령했다.

고용부가 내린 안전보건조치 내용은 화학물질 도입시 피부과민성에 대한 평가를 도입할 것과 내화학 장갑, 보호의등 피부노출 방지 보호구의 지급·착용, 도장공장에서 무용제 도료 취급, 의학적 모니터링과 증상자 신속 치료 체계 구축, 안전 사용방법 교육, 일련의 조치사항에 대한 사내규정 마련 등이다.

고용부는 이러한 사항들이 정착될 때까지 이행실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다른 조선사들에도 이번 사례의 원인과 문제점, 조치사항을 전파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감독을 통해 화학물질 관리체계 적정성과 근로자 건강보호 조치 여부를 확인하고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도료 제조사에 대해서는 하반기 중 화학제품 개발·상용화 단계에서 충분한 안전성 검증을 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안경덕 고용부장관과 한정애 환경부장관은 “노동자 작업환경과 대기환경은 조화롭게 보호돼야 한다”며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은 사용하지 않거나 유해성이 적은 물질로 대체하는 등 유해물질 저감에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문을 10대 조선사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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