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이십여만 명 배달 노동자가 오늘도 도로 위를 달린다”
[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22일 오전 라이더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 ‘라이더유니온(위원장 : 박정훈)’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쿠팡이 미 증시에 상장하면서 쓴 신청서 내용 때문에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섰다”며 “쿠팡은 미국 주식에 회사를 상장하면서 막대한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막대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서 회사를 키우는 데 누가 공헌을 했느냐 묻는다면 바로 이 자리에 있는 배달노동자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지금의 쿠팡 서비스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이윤을 얻는 것은 기업이고 쿠팡 노동자들은 벌써 몇 명째 일하다가 사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쿠팡이츠 노동자들은 배달료가 2,500원으로 오는 3월 2일부터 내려가게 된다. 그들이 가져가는 수조 원의 금융적 투자비는 귀한 것이고, 노동자의 삶과 생활은 소중하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쿠팡은 상장 신청서에 쿠팡 노동자들을 가리켜 ‘한국 고용노동부가 독립계약자라고 했다‘고 썼다. (중략)지난해 말 한국 고용노동부는 라이더유니온에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했다. 우리가 한국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쿠팡이 쓴 상장 신청서는 거짓”이라 주장했다.
심지어 “쿠팡은 노동자들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노동자들의 법적 지위가 문제가 된다면, 자신들의 회사에 재무적인 ’위험요소‘가 된다고 썼다”며 “묻겠다. 우리가 위험요소인가?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이, 당신들에겐 그저 위험요소라는 것인가. 쿠팡은 한국 노동법에 따라서 라이더유니온의 단체교섭에 당장 응해야 한다. 그리고 라이더유니온은 쿠팡과 협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을 마쳤다.
사회자도 “쿠팡은 ’그냥 일하라‘고만 말하고 있다. 일하다가 다쳐도 자기 손해, 사고가 나서 상대방에 대한 피해보상이 발생해도 자기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상은 이렇게 무식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쿠팡이다.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기업 몸 불리기, 기업가치 높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원, 활동가들의 발언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다음 박 위원장은 직접 쿠팡 본사에 들어가 지참해 온 단체교섭 요청서가 든 서류봉투를 제출했다.
한편 오늘 기자회견에서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 라이더 10대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안전배달료 도입 및 실시간 배달료 개선 △유배배달 개선 △배차 콜에 대한 음식 가격, 음식 표기 △평점제도 개선 및 사유 없는 해고 금지 △조리대기시간 개선 및 보상제 도입 △시간제 보험 도입 △정확한 배달료 정산 정보 제공 △과적 배달에 대한 프로모션 제공 △재직증명서, 해촉 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에 대한 발급 △손님의 주소오기, 상점의 포장불량, 라이더 사고시 음식값 전가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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