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다음은 이재오 의원의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문이다.
가난한 대통령으로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년 전에 저는 워싱턴에서 1년 남짓 살았습니다. 해방둥이로 태어나 치열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저의 지난 삶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지구본의 한 점에 불과한 대한민국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된 선진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여러 학자들과 더불어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동북아 평화번영공동체라는 외교비전과 공동체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이념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안으로는 공동체적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밖으로는 동북아의 평화번영공동체를 구성하여 우리의 경제적·문화적인 영토를 넓혀, 반도의 변방국에서 세계의 중심국가를 건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구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저는 오늘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형제들은 보리 고개를 넘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래서 반세기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고, 우리 대한민국의 자긍심입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 온 압축 성장의 이면에는 비정상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치체제가 있었습니다. 40여 년 동안 우리는 열악한 분배 구조와 인권탄압의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정치적으로 기나긴 어둠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87년 민주항쟁의 산물인 이른바 87년 체제가 수립되면서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미완의 과제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그리고 지금의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절차적·형식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이루어내었지만,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내용적·실질적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성숙의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되는 권력형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이러한 부정부패는 대통령과 친인척들의 비극적 종말을 넘어, 우리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됨으로써 선진국 진입은커녕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회의 제반 영역은 날이 갈수록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정치의 영역만은 어두운 답보상태에 머물며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분명 구시대와 새시대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장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구 가치 간의 충돌은 늘 반복되는 역사적인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가치 충돌의 현장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지혜와 용기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고, 새로운 문명사를 창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 정권들이 저지른 과오와 모순을 다시금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보다 성숙한 내용적·실질적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어둠의 구시대를 마감하고 빛의 새 시대로 넘어가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새로운 문명과 가치의 시대를 여는 안내자가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정치, 행정, 사회, 통일 및 경제의 5개 영역에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내려온 '국가의 틀'을 전향적으로 바꾸는 '국가대혁신 5대 방안'을 다음과 같이 국민 여러분께 제안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정치일정을 안정시키겠습니다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 하의 역대 모든 정권은 부패로 무너졌습니다. 두 명의 대통령과 두 명의 대통령 친인척이 감옥에 가고, 한 명의 대통령은 스스로 운명을 달리 했습니다. 지금도 예외가 아닙니다.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절대 권력은 정경유착을 불러오고, 결국은 부패와 비리에 연루되어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습니다.
이런 권력형 부정부패의 근원은 무엇보다도 권력의 독점, 권력의 사유화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권력형 부정부패는 이제는 개인의 도덕적 자질 이전에 권력구조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당이 되든, 극한의 정쟁과 권력독점에 따른 폐해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5년 단임의 절대 권력에서 나오는 폐해를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총리가 행정권력을 적절히 분점하고 책임을 함께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하겠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수반으로서 외교, 국방, 통일 등의 권한을 갖고, 국내정치는 내각에 맡겨야 합니다. 또한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주기를 일치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일정을 안정시키겠습니다.
둘째, 비효율적인 행정 구조를 개편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 내외로 줄이는 정치개혁을 단행하겠습니다. 얼마 전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부채가 국가부채를 넘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비효율적인 행정 구조로 인해 너무나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지방행정 체제를 대대적으로 구조 조정하여 효율적인 행정체제로 재편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현재의 광역시와 도는 광역자치구조로는 너무 큰 반면 시, 군, 구 등의 기초단체는 기초자치구조로는 너무 작습니다. 이러한 행정 계층구조와 지방자치체제로는 지역균형발전도, 효율적인 지방 행정도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정부·광역시도·기초자치단체로 되어 있는 현행 3단계 행정 계층구조를 중앙정부·자치시의 2단계 구조로 개편하고, 지방행정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당공천 제도를 혁신하겠습니다.
전국을 100만명 단위의 50개 내외 자치시로 재편하고, 자치행정의 중립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시장 및 시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 제도를 배제하겠습니다. 또한 교육, 치안, 재정 등 중앙정부의 권한을 재편하여 50개 자치시에 대폭 이양하겠습니다. 그리고, 재정․세제 개혁으로 지방재정을 확충하여 지방행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겠습니다. 각 지역이 균형발전을 이루는 진정한 지방분권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러한 행정구역 개편에 발맞추어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혁신하겠습니다. 재편된 50개 자치시 별로 4명 내외의 국회의원이 선출되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하여, 국회의원 총수를 200명 내외로 줄이는 정치개혁을 단행하겠습니다.
셋째,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청렴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지금 부패의 썩은 냄새가 나라 곳곳에 진동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는 오래된 관행으로, 일종의 문화처럼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 갈등과 분열, 불신의 뿌리입니다. 사회적 자본이자 국가경쟁력인 구성원 간의 신뢰를 파괴합니다. 그래서 부정부패 척결은 국가의 명운이 달린 너무나 중차대한 국가적인 문제입니다. 고귀한 것은 힘들고 어렵다고 합니다.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해도,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 길을 가야합니다. 이전보다 덜 부정하고, 덜 부패하며, 덜 억울한, 청렴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만 있다면, 이것은 결코 우리 역사에서 작은 일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역대 모든 정권들이 부정부패의 척결을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그들 스스로가 부패의 그늘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문제를 전담하는 별도의 수사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부패비리 사범의 경우에는 사면복권을 금지시켜 법의 실효성을 제고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은밀하게 만연된 부패문화가 나라 발전에 얼마나 심각한 장애물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시민단체와 연계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청렴한 사회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째, 남북대표부를 설치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구축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남북 간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의 평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핵 문제 등의 해결과 아울러 남북관계의 전향적 발전을 위한 조치들을 함께 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북 간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대표부'를 설치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앞당기겠습니다. 또한, '남북 군비의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고, '남북 간 자유왕래'를 점진적으로 실시하여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습니다.
특히 이산가족의 경우는 민족적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안에 자유왕래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경제문화영토를 확장하여 미래 대한민국의 삶의 공간을 넓히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구축'을 추진하겠습니다. 한국, 북한, 러시아, 중국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는 3개의 고속철도를 비롯하여 태평양 시대의 유산과 대륙시대의 미래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건설하겠습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미래자산이라는 정신으로 이 과정에 북한도 참여시켜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건설의 수혜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오도록 이끌겠습니다.
다섯째, 공동체적 시장경제를 실현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겠습니다.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입니다.
이를 위해 경쟁과 자율이라는 시장경제의 장점은 살리되, 그로 인한 폐해는 공동체적 시각에서 시정¡¤보완해 나가는 '공동체적 시장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 공동체적 시장경제의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있는 자와 없는 자들이 공동체정신을 바탕으로 함께 가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철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세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아울러 시장 지배적 기업들이 영세 상권에 진출하는 것을 방지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정규직(600만)과 정규직의 임금격차와 차별 대우 문제를 해결하여, 서민경제를 살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겠습니다.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또한 760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퇴직 이후의 대책 수립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에게 만일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신다면, 새 내각은 무엇보다도 개헌 정신에 입각하여 꾸리고 운영하겠습니다. 총리에게 국정운영 전반을 위임하고, 저는 앞에서 제시한 5가지 국가혁신 과제들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취임 후 6개월 안에 개헌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국정의 기틀을 잡겠습니다.
그리고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인 2016년부터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주기를 바로 일치시켜 정치 일정이 하루빨리 안정될 수 있도록 저에게 주어진 18대 대통령의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3년으로 단축하는 용단을 내리겠습니다. 저를 희생해서라도 국가의 기틀을 바로 세우는 결단을 내리겠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정의롭고, 경제적으로는 부강하며, 사회적으로는 약자를 배려하고, 문화적으로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초석을 만들겠습니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개개인이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공동체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국이 되는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의 큰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꿈을 꾸는 자만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저의 꿈, 우리 모두의 꿈, 조국의 꿈이기를 진정으로 소망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제가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양심과 상식에 따라 최대한 청렴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제 재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그것이 옳은 일이면 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제가 대단한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한 제 자신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저만이 국정을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려는 마음은 그 누구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오늘 옷깃을 여미고 시대와 마주하는 이유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따뜻하고 큰 성원을 기대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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