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상영 기자] 경영부진의 늪에 빠진 르노삼성자동차가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27일부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임원들을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르노삼성차의 결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인한 영업손실이 주요 원인이다.
19일 르노삼성차 등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10여명 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이사급 임원이 35명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지난달 말 이후 16.5%가 회사를 떠난 셈이다. 특히 권고 사직한 이들 임원들의 대부분이 상무급 이상의 고위직들이다.
대거 사표를 제출한 임원의 보직을 살펴보면 홍보와 대외협력, 인사 담당들로 회사의 중추를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빈자리는 외국계 회사 출신들이 메우거나 임원 없이 실무자들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2월 말 박수홍 기획본부장(부사장)과 필립 게랑부토 R&D(연구개발)본부장(르노로 복귀), 김중희 R&D 부소장(전무)과 장익순 전무, 이교현 상무(커뮤니케이션본부장)등이 회사를 떠나거나 복귀해 현재 남아있는 본부장급 임원은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문제는 지난달 800명이 넘는 일반 사원들이 대거 퇴직한 데다 이번에 임원들이 대거 퇴사해 업무가 늘어나자 이를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자진해서 퇴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다보니 내부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 시절부터 다져진 단단했던 조직력이 느슨해지는 등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원 희망퇴직에 이은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임원에 대해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 달라"며 "지난해부터 실적이 안 좋았고 적자도 크다. 비효율을 줄이고 몸집 가볍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조직을 젊게 가져가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 3만648대, 수출 5만2414대 등 모두 8만30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내수와 수출이 각각 41.7%와 26.1% 급감한 실적이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32.8%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이 줄고 내수판매까지 급감하면서 지난해에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한때 국내 완성차 3위까지 올랐던 르노삼성차는 최근 업계 5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수출과 내수 판매량이 급감해 부산공장의 조업일수를 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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