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층, 여성, 비수도권 자영업자의 대출이 더욱 두드러져
[에브리뉴스=전소희 기자] 국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올해 3월 말 기준 1,055.9조 원에 달하며,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개혁신당 천하람 국회의원(기획재정위원회, 비례대표)은 12일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2022년 6월 말 0.50%에서 2024년 3월 말 1.52%로 급등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상승기에 비해 훨씬 빠른 증가세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을 반영한다.
특히 천 의원은 "저소득층과 고령층, 여성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말 대비 2024년 1분기 말 기준으로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대출은 50.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대출은 26.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소득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이 고소득 자영업자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도 두드러진다. 천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대비 2024년 3월 기준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은 51.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30대 이하 자영업자의 대출은 18.9% 증가에 그쳤다. 이는 고령층 자영업자의 경제적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별로도 여성 자영업자 대출(33.4%)이 남성(30.4%)보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자영업자 대출(31.3%)이 수도권(30.7%)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천 의원은 이를 두고 “자영업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더 큰 부담을 지고 있다. 대출 부실 위험이 해당 계층을 중심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천하람 의원은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금리 인하 시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지난 11일에서야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라며 “그동안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저소득·고령층·여성 등 취약 계층의 대출이 크게 증가한 만큼, 자영업자 위기가 향후 더 큰 경제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끝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국정감사에서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정부의 대응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가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연쇄적인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들이 국민의 피부로 실질적으로 느낄 수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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