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서울 퀴어축제에 참석해 조명받고 있다. 21대 국회 초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오면서 국회 복장 갑론을박이 벌어진 원인을 제공했던 류 의원이 또다시 패션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다만 이번 복장은 지난 2020년 원피스 때와 결이 다르다. 지난 원피스 복장 때 류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의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대쪽에서는 ‘의원은 복장이 아닌 의정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 ‘탈권위’라는 등의 이유로 류 의원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여성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성의 복장에 대한 구속, 이른바 ‘탈코르셋’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탈코르셋이란 여성의 체형 보정 속옷인 코르셋(Corset)과 벗는다는 의미의 탈(脫)을 합한 합성어다. 긴 머리나 화장을 하는 등 여성에게 여성성을 강요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문화 운동의 일종이며, 류 의원 또한 이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류 의원이 ‘탈코르셋’이 아닌 ‘코르셋’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은 게 스스로를 꾸민 것이므로 코르셋에 해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류 의원은 자신의 복장이 ‘탈코르셋’을 어겼다는 주장에 “또 다른 구속”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3일 SNS에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라며 “내 외모를 스스로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여성은 긴 머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컷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긴 머리 여성에게 코르셋이라 손가락질하는 건 탈코르셋이 아니다”며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에 대해서도 “멋진 옷을 입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했던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했다”면서 “지난주 토요일 저는 당당히, 원하는 모습으로 을지로를 걸었다”고 했다.
류 의원은 “페미니즘과 여성주의를 만나기 시작한 학생들이 헷갈려 할까봐 몇 마디 적었다. 모든 종류의 자기검열에서 벗어나자는 게 탈코르셋의 취지”라며 “세상이 시키는 대로 말고, 스스로 선택한 모습으로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모든 분이 원하는 모습으로 당당히 사랑하길 바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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