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설화가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도 “한국의 잘못된 정치를 익혔다”며 비판의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보도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북한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KBS 프로그램에서 ‘김구 선생이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했다가 암살당했다’는 식으로 묘사된 점을 들어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것”이라며 “그런 북한의 전략까지 알려줘야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4.3사건부터 ‘JMS’까지…“정치 잘못 배웠다”
태 최고위원의 설화는 지도부 입성 전부터 계속돼왔다. 지난달 전당대회 기간에는 제주 4.3사건에 김일성 개입설을 제기했으며, 4.3사건 75주년이던 지난 3일에도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7일에는 자신의 SNS에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Junk·Money·Sex 민주당, JMS 민주당”이라고 했다가 게시글을 삭제한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태 최고위원의 SNS 내용을 보고받은 직후 그에게 직접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비판의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최고위원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허은아 의원은 SNS에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냐”며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호남 유일의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태 최고위원에 대해 지난 1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국에 오신 지 얼마 안 됐는데 생각보다 빨리 한국의 잘못된 정치를 익혔다”면서 “유튜버이기도 하고, 본인이 소신발언도 해서 (현재 위치까지) 올라왔는데 최고위원이 되고 나서의 무게감을 조금 소홀히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리 역사에서는 (4.3사건을) 김일성 교시에 의한 폭동이라고 정의하지 않기 때문에 (태 최고위원의) 생각과 다르다.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태 최고위원을 압박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윤리위 심사를 본인이 요청하겠다는데, 윤리위 징계로 그칠 사안이 아니다”며 “막말로 정치를 오염시킨 데 대해 국회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18일에는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이 “국민의힘이 ‘막말의힘’으로 거듭나려는 게 아니라면 막말 인사들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강 대변인이 지적한 ‘인사들’은 태 최고위원과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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