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안철수와 갈등 대통령실, 관계자 선거개입 의혹도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후보들보다 이를 지원하는 조연배우들이 더욱 주목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천아용인’ 만들고…타 정치인들과 충돌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원외 인물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그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드는 등 네 후보를 전폭적 지원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지원 방식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 활동을 대폭 늘려 직접 지원을 하는 한편 정부여당 및 정치인들과의 충돌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빗대 대통령실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에게도 ‘체육부장’이라며 맞불을 놨으며 최근에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청년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직접 공세에 나서고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에 대해 불법 레이싱 의혹 및 야설 논란을 촉발시킨게 대표적이다. 이기인 청년최고후보의 경쟁상대인 장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세를 기록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 중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특히 겨냥하고 있다.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이 전 대표는 직접 울산을 방문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전당대회 개입 의혹 받는 대통령실
대통령실 당내 경선 개입과 ‘윤심’이 김기현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한다는 의혹이다.
이같은 의혹 배경에는, 당권주자로 점쳐졌던 나경원 전 의원의 행보다. 당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했지만 대통령실은 그를 해임했다. 이어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나 전 의원에게도 이례적으로 반박 입장을 밝히면서 압박했고, 나 전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력 주자의 불출마로 인해 당무개입 논란에 불이 지펴진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도 충돌했다. 안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한 일을 근거로 ‘윤안연대’를 호소하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아예 국회를 찾아 반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행정관이 일부 당원에게 김기현 후보에 대한 홍보 전파를 요청했다는 녹음 파일이 나왔다. 안 후보나 천 후보 측은 대통령실 개입으로 보고 입장을 밝히라 요구했으며, 특히 안 후보는 법적 대응도 가능하다고 예고했다.
김기현 후보는 윤심이 기울어졌다고 평가받으며, 천하람 후보와 ‘천아용인’들은 ‘이준석 아바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전당대회가 두연인 후보보다 조력자들인 조연이 더 조명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상 지난 대선 직후 대통령실과 이준석 전 대표의 대결 양상이 이어지며 친윤 대 비윤의 전당대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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