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세 번 찾아가 사실상 지지 의견을 구했지만 당내에서는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나 전 의원과 김 의원은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나 전 의원은 “당에 대한 애당심, 그리고 충심에 대해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의 회동은 사실상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나 전 의원의 측근으로, 언론 인터뷰 등에 나서 스피커 역할을 했던 박종희 전 의원은 8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사실상 지지 선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의원은 “표정에 속내가 나타난 것 같다”고 봤다. 그는 “김기현 의원은 나경원 대표(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좀 더 화끈하게 지지해줬으면 하는 생각, 나 전 대표는 김기현 의원이 그간 있던 불편한 일들을 중간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서운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직전 대통령실 등의 비판을 받고 초선의원들로부터 성명서를 받은 일이 있은 만큼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양측의 화합이 기정사실화되자 이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기현 의원의 경쟁상대인 윤상현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분은 자기 배알도 없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상당 부분 인식했다는 부분이 뭐, 2주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공격을 했냐”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에 대해서도 “(초선의원의) 연판장에 올라탄 분이 김기현 의원이다. 그런데 지금와서 또 다시 도와달라 하나. 정말 낯이 있으면 이렇게 (하나). 정말 낯이 두껍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출마선언을 한 천하람 변호사는 “나 전 의원이 굉장히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사실상 압박을 받아 지지 선언을 강요받는 모양새를 연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나 전 의원 지지층은 안 움직인다”며 “지지층의 마음을 헤아리진 못한 것이고 그 정도로 김 후보가 조급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보수 정치인들이 입 밖으로 내는 가장 의미 없는 말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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