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선 룰을 현행 7대 3(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100%로 개정할 것을 공식화하면서 일부 당권주자들이 총선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개정될 경우 오는 2024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우려 때문에 (반대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를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뽑는 게 아니지 않냐”며 “(전당대회는)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총선 승리를 하자는 중책을 맡은 당 대표 선거”라고 했다.
이어 “(현 전당대회 룰은) 역사가 있는 당헌이며 (당의) 헌법”이라며 “18년 동안 유지한 이유가 있는데 자칫하다 국민 여론만 악화하고 대통령에게도 부담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당원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강하게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제가 룰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제 개인의 유불리 때문이 아니다. 절박한 수도권 의원으로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만 생각한 것”이라며 “아직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절차가 남아 있다.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 의원이 지적한 속전속결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개정 일정을 말한 것으로 해석한다. 비대위는 이날 개정안을 의결한 데 이어 오는 20일 상임전국위원회에 보고하고, 23일 전국위원회에 의결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사설을 공유했다. 사설은 국민의힘의 룰 변경 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당권주자들의 반발에도 비대위가 룰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역선택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비대위는 대선, 혹은 경선 등의 후보 경선 때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역선택 방지조항’ 의무 규정을 신설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자 문항이 없는 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당 대표 선출은 100% 당원선거인단의 투표에 의한 것이니 역선택 방지조항이 필요 없다. 이것은 여론조사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득표율 50%를 넘긴 후보가 없으면 1, 2위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당권주자가 10명 내외인 상황에서 결과를 판가름하기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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