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더불어민주당발 ‘술자리 의혹’에 대해 27일 사과를 요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언론에 개인 자격의 입장문을 내고 “저는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황당한 저질 가짜뉴스를 보란 듯이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재생했다”며 “나아가 민주당 지도부는 그 저질 가짜뉴스의 신빙성이 높다거나 테스크포스(TF)를 꾸리자고 했다”며 사과 요구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 장관이 말한 최고위원회의 TF 논의는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회의 중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청담동에서 김앤장 변호사와 술자리를 새벽까지 가졌다는 심각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반드시 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단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은 관련 녹취록을 틀면서 “법무부 장관은 법무 사무를 관장하는 자리로 이해관계에 있는 로펌과 자리한 것만으로 문제 소지가 크고 거기에 대통령까지 같이했다면 문제”라고 했다.
‘술자리 논란’ 어쩌다 시작했나
논란은 독립매체 ‘더탐사’의 취재 내용에서 시작했다. 더탐사는 ‘7월 19일 밤 서울 청담동 한 술집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앤장 변호사 십수명, 윤석열 대통령이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제보자는 당시 자리에 연주 초청을 받아서 간 첼리스트의 전 남자친구다. 김의겸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소개하며 질의하고, 한 장관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장관은 이후 25일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을 이유로 찾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해도 그냥 넘어가주고 책임을 안 지니까 자긴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이런 것 같지만 이러면 달라야 한다”며 “김 의원은 거짓말로 해코지해도 되는 면허증이라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고 맹비난했다.
또 입장문을 내고 “저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 및 그 관계자들과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해당 술자리를 직접 봤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그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지목된 인물이 거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어 육성 그대로 공개했을 뿐”이라며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 확인이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당내서도 우려 나와…“실책”
한 장관과 국민의힘에서도 이에 반발하는 가운데 야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로스체킹할 사안도 아니다”는 것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우선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가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30명의 로펌 변호사, 대통령, 법무부 장관, 그다음 술집 이런 설정”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본 사건은) 일반적 성질과는 조금 다른 사안이라 실책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건을 민주당 문제로 가면 안 된다”며 “그런데 김 의원은 당에서 (대변인) 직책을 맡고 있고 이 의혹을 민주당 지도부 회의 석상에서 거론하고 녹취록도 틀었다”며 우려했다.
최 전 수석은 “이 사안은 빨리 거둬들이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비속어에 사과도 안하고 외려 강압적으로 나오고 집권당이 극우화되는 이런 과정을 국민이 보고 있다”면서 “실책이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거두는 야당, 이 속에서 신뢰의 게임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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