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정부가 12일 정치인은 배제한 경제인 위주의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하자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을 바랬으나 불발된 데 대한 서운함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통합 차원에서 많은 정치인이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을 이전에도 말하고, 지금도 갖고 있다”면서 “그래서 대폭 사면, 국민화합이란 제 기준에 못 미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8.15 특사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밋밋한 실무형 사면”이라고 크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전 고문은 지난 11일 사면 대상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불발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올 때부터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고 이런 차원이 아니고 대사면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사면의) 초점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취임 직후 밝히신 대로 팔순이 넘은 전직 대통령을 20여 년이나 수감하는 건 과거의 사례에 비춰봐도 지나치고 나라의 품격을 생각할 때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김 전 지사의 사면 제외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면에 대해 “보통 국민통합을 위해 정치인을 포함하느 ㄴ게 관례인데 이번에만 정치인을 제외하는 게 타당한지 유감”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친문’(친문재인)이라 밝힌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던 김경수 지사의 사면은 제외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포함됐다”면서 “윤 정부 출범으로 가장 이득을 많이 본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이란 얘기가 나온다. 부자는 알뜰하게 챙기면서 서민 대책은 안 보인다”고 반발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사면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디딤돌이 되지 못한 만큼 후보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강조했던 윤 대통령의 통합과 포용의 정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이 다수 포함됐다. 또 서민생계형 형사범과 노사관계자, 특별배려 수형자 등을 사면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통합과 별개로 경영인 위주의 사면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박용진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이번 사면은 공정한 시장경제의 기초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며 “시민들은 이런 나라를 기대한 적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형기가 만료됐으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 제한 조치가 있던 이 부회장은 이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경영활동이 가능해졌다. 그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혐의 공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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