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회의 소수정당인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이 반대하는 가운데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휘발유나 경유 등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248인 중 찬성 197인, 반대 16인, 기권 35인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낮춘다고 해도 소비자의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유류세 인하 효과의 ‘역진성’(반대방향으로 나아가는 성질)을 문제 삼으며 다른 방식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영·용혜인 “유류세 인하, 역진성 문제”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이날 본회의 반대발언에서 강조한 유류세 인하의 문제점은 역진성이다. 역진성이란 반대방향으로 나아가는 성질을 뜻하는 단어로, 이날 두 의원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부유층에 훠씬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장혜영 의원은 “국회 예정처의 2018년 유류세 인하 세부담 효과 분석에 따르면 소득 10분위 고소득 가구가 연평균 15만8000원의 세부담이 완화될 때 소득 1분위 저소득가구는 고작 연평균 1만5000원의 세부담이 완화됐다”며 “세부담 완화 수준을 소득과 비교해봐도 1분위 저소득가구가 소득대비 0.08%의 혜택을 받을 때 10분위 고소득가구는 그 3배에 달하는 0.22%의 혜택을 받는다. 어느 모로 보나 유류세 인하로 인한 혜택은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보다 고소득층에 명백히 편중돼 있다”고 꼬집었다.
용혜인 의원은 “IMF같은 국제기구도 유류세 인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라 권고한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심화 비용을 부당하게 면제시켜 주기 때문”이라며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부유층에 훨씬 큰 혜택이 돌아가는 역진성도 문제다. 차라리 유류세 세수를 이용해 국민들을 지원하는 편이 더 낫다고 한다”고 했다.
“지금은 서민-취약계층에 유가환급금 지원하는 것”
장 의원은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명분도 실효성도 부족한 법안을 처리하는 일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서민과 취약계층에 유가환급금을 지원하고, 에너지 바우처 지급대상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도 정유사들에게 다 퍼주고 고작 69원 인하 혜택을 누릴 바에야 차라리 저 9조원을 월 1만원 전국민 대중교통 티켓에,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에, 유가보조금 합리화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안전운임제 확대와 납품단가연동제 안착을 위한 재정으로 사용하는 편이 낫지 않았겠나“고 물었다.
그러나 이날 국회는 해당 법안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실제 유류세 인하 가능 범위는 37%에서 55%까지 확대됐다. 두 소수정당 의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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