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더위 피해가는 사람들…계곡에 점점 인파 몰린다
[르포] 더위 피해가는 사람들…계곡에 점점 인파 몰린다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7.0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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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장마, 열대야 현상까지…정부, 건강수칙 준수 당부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시민들이 계곡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계곡 초입에는 구조장비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시민들이 계곡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계곡 초입에는 구조장비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 2일 토요일 경기 가평군 용소폭포에는 수십에서 수백의 사람들이 모여 계곡물에 몸을 담갔다. 이날 서울 날씨는 최저 24도, 최고 34도로,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낮 12시를 기해 폭염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물 완전 차갑다. 못 들어가겠는데?”

계곡물에 발을 담근 한 젊은 시민이 말했다. 용소폭포 인근 물가에는 더위를 피해 놀러 온 일가족과 1학기를 끝마치고 놀러 온 대학생들로 분주했다.

이날 용소폭포에 온 이들 대부분은 평일 동안 무더위와 겹친 장마로 인한 더위를 피해 가평을 찾은 것이다. 습함이 겹친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7월을 맞아 하나둘 서울을 떠나 지방 휴양지로 흩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계곡을 찾은 30대 김은채(가명)씨는 “지난 평일 내내 비가 와서 사실 걱정이 됐다. 가평에 오는 길에 한강을 지나쳤는데 물이 갈색이라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물이 맑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가평 계곡은 속이 비칠 만큼 물 상태가 깨끗했으며, 잠수를 해 안을 들여다보면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용소폭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하천정비 사업을 통해 진입로 주변을 깔끔히 정리한 곳이다. 이날도 계곡 인근에는 시민들이 펼친 돗자리나 텐트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일부는 폭포에서 10분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야 하기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계곡에서 재밌게 놀다가도 차에 가려면 땀이 난다는 것이다.

용소폭포는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계곡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 조현수(30)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용소폭포를 찾은 시민들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듯 구명조끼를 입고 용소폭포 아래로 몸을 던지기 위해 줄을 섰다.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의 용소폭포에서 시민들이 다이빙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의 용소폭포에서 시민들이 다이빙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호기롭게 올라갔던 20대 청년 김상권(가명)씨는 뛰어내리기 직전이 되자 제 뒤에서 길을 서던 10대 아이에게 먼저 뛰겠느냐 양보하기도 했다. 그는 절벽에서 뛰어내린 후 “물이 차가웠는데 놀다 보니 찬 것도 잊게 된다. 더위도 잊고 시원하고, 오는 길이 피곤하긴 했지만 잘 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무더위는 1일 이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4일 최저 기온은 25도, 최고 기온은 34도로 30도 중반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효했으며, 밤 사이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가 나타나는 곳도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4일 경기 부천시 부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부천시 한 공원에서 55세 A씨가 벤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A씨를 발견한 직후 현장에서 체온을 쟀을 때 그의 체온은 41.8도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사망했다.

때이른 폭염이 계속되는 만큼 정부는 시민들에게 건강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낮 시간대 실외활동 자제, 충분한 휴식 및 수분섭취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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