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정권 저격수, 변호사 남편…박영선-김은혜의 평행이론
언론인, 정권 저격수, 변호사 남편…박영선-김은혜의 평행이론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5.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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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후보가 첫 여성 광역단체장 타이틀을 노리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었을 때부터 그의 ‘입’이자 정권의 저격수였다. 그의 이력과 가장 비슷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대표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 두각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후보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제공=뉴스1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후보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제공=뉴스1

김은혜 의원은 1993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1994년 지존파 연쇄살인 사건을 최초로 보도했으며,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는 현장에 소방복을 입고 잠입해 부실공사가 있다는 걸 밝혀내 스타덤에 올랐다.

이러한 이력은 김 후보에게 현재까지도 큰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그는 최근 지난 9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토론에서도 삼풍백화점 지하 더미에 들어간 이력을 말하며 “그 마음으로 새 경기도, 경기도민과 함께 가고자 한다”고 마무리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1981년 KBS에서 아나운서로 합격했으나, 1983년부터는 MBC에서 일했다. 그는 MBC뉴스데스크 주말 앵커, MBC 보도국 경제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박 전 장관은 후보자 시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때 “기자 시절 유통과 금융, 중소벤처기업계를 담당한 인연으로 의정활동 중에도 중소벤처기업 관련 현안에 관심의 끈을 놓자 않았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둘 다 ‘김앤장’ 출신 남편 뒀지만…혜택은 못 받아

지난해 3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위해 남편 이원조씨(오른쪽)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해 3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위해 남편 이원조씨(오른쪽)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김 의원과 박 전 장관은 모두 김앤장 출신의 남편을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정치경력에서는 이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박 전 장관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남편이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했다는 게 논란이 됐다. 당시 박 의원은 남편이 지난 2008년 일본으로 가게 됐고, 그곳에서 직장을 구해 아파트를 샀으며 2021년 2월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월까지도 일본 등기부등본 상의 아파트 소유자 이름이 박 전 장관 남편의 일본 이름인 ‘다니에르 원조 리’로 되어 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박 전 장관 측은 잔금이 남아 서류상 등기를 변경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은혜 후보의 경우 남편의 이력을 두고 경쟁상대인 김동연 후보 측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앞서 김동연 후보 측은 지난 11일 김은혜 후보의 남편에 대해 “철저하게 미국 방산업체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물”이라며 “미국 방산업체는 우리 정부와 공기관을 상대로 소송전과 로비를 펼쳤고, 남편은 이를 충실하게 대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측은 논평을 내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김동연 후보와 진홍규 대변인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대장동’, 박영선 ‘BBK’…당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

지난 4월 김은혜 후보가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 4월 김은혜 후보가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두 후보는 모두 상대 당을 압박하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정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의혹’ 저격수로,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BBK 주가조작 사건’ 저격수로 활약했다.

박 전 장관은 BBK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기자시절 BBK 사무실에서 이명박 당시 현대그룹 전 회장을 인터뷰했다며 BBK와 이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후 박 전 작완은 2008년 재선, 2012년 3선 의원이 되고 최초의 여성 법사위원장,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 등의 기록을 세웠으며,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대변인, ‘살리는 선대위’에서 공보단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변인을 맡으며 국민의힘의 입으로 활약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 지역인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두면서 이재명 고문의 저격수가 됐다.

그 뒤 김은혜 후보는 국민의힘의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후보에 선출됐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높이 평가돼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이다.

박영선, 지방선거와는 인연 없었는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4월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4월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4선 의원과 원내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탄탄대로를 걸은 박 전 장관이지만 지방선거에서만큼은 복이 없었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족족 고배를 마셨다.

그가 처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것은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였다. 당시 그는 당내에서 천정배, 추미애 예비후보를 꺾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했다.

이후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박 전 장관은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우상호 의원, 박원순 시장과 경선을 치렀지만 이때도 박 시장에게 패배했다.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진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 전 장관은 민주당의 후보로 출마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오세훈 후보에게 패하면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김은혜 후보는 현재 김동연 후보와 접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 입문 전부터 공통점이 많은 박 전 장관은 지방선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김은혜 후보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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