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증조부 때부터 소유한 미등기 토지에 대해 소유권 보존 등기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국가가 사전 안내나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국유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본인 명의의 소유권 보존 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확인서를 발급받은 만큼 토지 소유권 승계자인 민원인에게 정당한 보상을 할 것을 한국도로공사에 시정권고 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증조부 때부터 소유한 미등기 토지를 지난해 5월 특별조치법에 따라 소유권 보존등기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같은 해 8월 지방자치단체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확인서는 자기명의로 소유권 보존 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효력을 가져 부동산 등기의 형식적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는 A씨의 부모가 해당 토지를 소유하면서 경작해왔던 농지였다는 점을 확인했고 토지대장에도 소유자가 A씨의 증조부로 명시돼 있었다.
이후 A씨는 해당 토지의 소유권이 국가로 이전된 사실을 확인했다. 증조부 토지가 고속도로 공사 구간에 편입됐는데 도로 공사가 소유권 보존 등기절차 진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공탁물 수령자’를 ‘소유자 불명’으로 기재해 법원에 공탁하면서 소유권이 국가로 이전됐다.
A씨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집안 토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국유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지난해 9월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소관 지자체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A씨 부모가 실제 토지를 소유·경작한 사실을 확인한 후 확인서를 발급한 점 ▲A씨가 토지에 대해 소유권 보존 등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 점 ▲공익사업을 할 때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데 소유권 등기절차 진행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점 ▲다른 기관은 사전에 소유권 이전 절차 진행을 확인해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추진한 유사 사례가 확인되는 점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임진홍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공공기관은 공익사업을 추진할 때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공익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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