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경찰'로 거듭나겠다던 정보관은 어디 갔나? "보호냐, 감시냐"
[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19일 오후 3시 서울시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 전국철거민협의회(이하 전철협) 회원들과 엄익수 공동대표가 모여 보문5구역 재개발조합의 강제집행 규탄 및 철거민 이주대책·생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던 가운데, 곽영숙 회원이 발언하는 도중 한 남성이 갑작스레 다가가 발언문이 적힌 종이와 마이크를 곽 회원의 손에서 강제로 빼앗았고 그걸 막으려는 회원들과의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에 전철협 회원들이 바로 남성을 제압했고, 이종언 대치3지구 대책위원장이 “정보관!”이라고 다급하게 외치자 집회현장 질서유지를 위해 집회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던 성북경찰서 소속 사복 경찰관이 나타났다. 조용자 회원은 "법대로 신고 절차 다 밟고 하는 합법적인 집회인데, 웬 남자가 와서 폭력을 쓰고 집회를 방해해도 경찰은 어디에 있다가 인제 나타나냐"며, "집회자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입회하더니 보호는커녕 왜 뒷짐만 지고 서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종언 위원장이 집회를 방해한 남성에게 “집회 방해죄가 얼마나 큰 죄인 줄 알아요? 왜 그랬어요?”라고 묻자 남성은 “바로 앞에 사는 주민인데, 소음공해 때문에 나왔다. 당신들 이익을 위한답시고 이렇게 시끄럽게 해도 되는 거냐”고 응수한 후 집회 현장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잠시 뒤 경찰을 대동하고 다시 나타난 남성은 ‘여기서 집회를 하는 사람들 중 일부에게 폭행당했다’고 신고했음을 밝혔다.
동행한 경찰은 남성이 지목한 회원들에게 “제압 목적이었든 정당방위든 일단 지구대로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고, 이에 “먼저 폭력 행위를 한 게 누구냐”, “이건 집회 방해에 테러다”, “시민을 보호해야 할 정보관은 도대체 뭐 했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전철협 회원들 간에는 "여기 집회는 그만하고 아예 안암지구대로 다 같이 가자"는 의견과 "일단 집회 자리를 지키자"는 의견이 오가며 혼선도 빚어졌으나 이내 집회를 계속하자는 결론이 났다.
회원들은 성북구청 앞 대로변에서 집회를 계속 이어가다 오후 6시가 되기 전 성북구청 주거정비과가 있는 9층으로 장소를 옮겨 캐스터네츠, 소고 등 소리 나는 물건으로 복도 외벽과 손잡이를 두들기고 핸드마이크로 투쟁가를 부르는 등의 방식으로 성북구청의 재개발 인·허가 남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마지막으로 “생존권을 쟁취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6시 넘어서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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