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은 독일의 한국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의 주도로 미테구청의 허가를 받아,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중심부인 미테구에 지난달 25일 설치되었다. 그런데 돌연 미테구청은 ‘14일까지 소녀상을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하고 비용을 청구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철거 명령문을 보내왔다고 전해졌다.
이에 13일 오전, 국회의원 윤미향, 윤준병, 이규민, 이수진 의원이 주한독일대사관을 찾아 출장 중인 미하엘 라이펜슈툴 대사를 대신해 페터 빙클러 부대사를 만나 ‘평화의 소녀상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113명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평화의 소녀상에 담긴 평화와 인권의 메시지를 보편적 인권의 문제가 아닌 외교적 갈등과 분쟁으로 바라보는 미테구의 시각은, 그동안 독일 사회가 과거를 부단히 반성하며 국제사회에서 평화 실현에 앞장서 온 노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라며, “한국과 일본을 넘어 세계의 시민들이 인권과 평화의 염원을 담아 피해자들의 고통에 연대하며 이뤄온 성과가 다시 일본 정부의 외교적 압박 앞에 좌절된다면, 이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의 역사를 베를린에서 쓰게 되는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 명령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의 정의연을 비롯하여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국제 단체들이 현재, 베를린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편지 보내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도 서명이 진행 중이다.
또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미테구청의 소녀상 철거 명령과 관련해 외교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고, 이수혁 주미대사는 “일본 측이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를 추진한다면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윤미향 의원은 “메르켈 총리가 유태인들에게 끊임없이 사과하고 반성하며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본 적이 있다. 독일은 이제 전시성폭력을 겪은 수많은 아시아 여성들을 위한 평화운동을 압박하는 이중적인 이미지로 기억될지도 모른다”라며 “인권과 평화 실현의 입장에서 어떻게 소녀상을 지키고 연대할지 신중히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은 다음 달 서울서부지법에서 첫 공판 준비기일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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