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엄성은 기자]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보도블록처럼 결정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성능이 대폭 향상된 나노 다결정 소재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폴 알리비사토스 부총장 연구팀과 공동연구 한 결과물이다.
 
다결정 소재는 수많은 작은 결정 알갱이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다. 가격이 싸고 손쉽게 만들 수 있어 태양전지 원료 폴리실리콘, 배터리의 흑연 전극 등 산업에 많이 사용된다.
 
연구팀은 다결정 소재의 결정 알갱이를 규칙적으로 배열해서 경계결함을 균일하게 하고 원하는 대로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제어해 소재의 물성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3.070) 16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벽돌 여러 장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보도블록이 균일한 틈을 가진 것처럼 나노 결정 알갱이를 규칙적으로 배열해 균일한 패턴의 경계결함을 갖는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연구진은 “이 합성법으로 결정 알갱이의 개수를 조절하면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조절해 소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며 “제작한 나노 다결정을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한 결과 촉매활성이 증가하며 전지의 성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합성법을 금속과 세라믹을 포함한 다양한 결정재료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기능성 소재의 성능 향상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명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원(전 IBS 연구위원)은 “그간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결정재료의 경계결함을 최소화시하는 데 집중해왔지만, 이번 연구는 오히려 경계결함의 밀도를 높이고 그 독특한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현택환 IBS 연구단장은 “촉매, 배터리의 전극 등 산업에 중요한 소재의 성능을 한층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선진국과의 치열한 소재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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