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민혁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회사의 특허 출원시 발명자란에 자신의 이름을 임의로 추가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배임)로 기소된 김모씨(46)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근무하던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직무에 관해 발명한 특허를 출원할 당시 임의로 특허출원서의 발명자란에 대표이사 이름 외에 피고인의 성명을 추가 기재해 공동발명자로 등재되게 한 행위만으로는 곧바로 회사의 특허권 자체나 그와 관련된 권리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그로 인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K씨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모 벤처기업의 경영기획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특허출원 등 관리업무에 종사했다.
그런데 2009년 12일 K씨는 회사가 자신의 의견이 일부 반영된 ‘재활용 통합 분리수거 시스템’ 발명을 특허출원하는 과정에서, 특허출원서의 발명자란에 대표이사의 이름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임의로 포함시켜 출원해 회사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K씨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1심인 서울동부지법 김창현 판사는 지난 2월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K씨는 “발명자 등록으로 인해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 없으며, 고소인인 회사가 입은 재산상 손해도 없다”며 항소했고, 서울동부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재호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유죄를 인정한 1심을 깨고, K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명자 등재행위로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거나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피고인도 그에 상응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Every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