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日정부와 흡사해…도 역사왜곡 하고 사과 안 했잖나”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가교육과정(사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삭제됐다는 논란이 나온 가운데 야권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맹비난을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호남에 지역기반을 둔 더불어민주당은 “토사구팽 당했다”고 분개했다.
논란은 전날(3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의원 등이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고시한 2022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 초중고교 사회·역사·통합사회·한국사·동아시아사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반면,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만 나온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의원 58명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을 반영하라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득구·강민정·김경만·김민석·김영호·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김민석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교과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사실상 빠지는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설명할 게 아니라 부끄러워하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며 “교육부뿐만이 아니라 정치인, 대통령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김영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5.18민주화운동을 존중하는 의미에 대해 말했는데, 오늘부로 토사구팽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여당이던 민주정의당이 현 국민의힘의 전신이라고 주장하며 “광주 배신을 하루이틀 본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어쩜 이리 일본 정부와 흡사한가 생각한다. 일본 정부도 일제를 부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게 윤 정부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민정 의원도 “역사부정을 스스로 저지르고 역사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오늘날 민주적 제도가 다 5.18민주화운동에서부터 꾸려진, 피의 대가로 누리는 것인 걸 감히 윤석열 정부가 부정하는 식으로 교육과정을 바꾸는 건 국민이, 역사가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자신이 광주 출신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은 세계 유례없이 찾아보기 힘든 민주주의 성과”라고 평가했으며, 또 “이를 부정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교육과정 개편은 민심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홍걸 의원은 “일본에 역사왜곡을 마라고 말하기 부끄러워졌다”고 자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소수 극우에 취해 폭주하고 있는데 폭주를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尹 5.18 헌법 전문 수록 약속했는데…교과서에서 빠지나
교육부는 전날 논란에 대해 “과정 대강화 방침에 따라 줄이다 보니 빠졌다”며 정파적 의도를 갖고 뺀 게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선 ‘토사구팽’, ‘배신’이라는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현 정부의 행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날 야권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을 거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대선후보이던 시절 5.18 정신을 헌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광주를 방문해 제42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그러나 5.18운동이 교과서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이전의 발언이 거짓이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야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향후 교육위원회에서 이번 사건을 검토하겠다고 예의주시했다. 특히 강득구 의원은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 입장을 밝혀주시고 교육부 장관은 사과하라. 국민의힘도 공식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건 정파가 아닌 가치와 원칙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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